[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14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언급한 데 이어 15일 핵무기 위협에 나서면서 8ㆍ25 합의로 잠시 숨을 돌렸던 남북관계가 다시 긴장상태에 들어섰다. 대북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연이은 도발위협은 미국과 중국을 겨냥한 엄포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이달 25일에는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며 내달 16일에는 한미 정상회담, 20일부터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 중요한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북한은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도발을 감행한다면 김정은 집권 4년차를 맞아 위성 발사라는 정치적 이벤트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도 담겼지만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으로 남북관계는 조절해가면서 미국에 대해 핵ㆍ미사일 위협 발언으로 존재감을 확인시키고자 한다는 것이 대북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이 미국의 아침 시간에 맞춰 14일 밤 10시 51분에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한 것도 미국과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였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실제 행동을 예고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여론을 주도ㆍ탐색 하겠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중 정상회담이 임박한 상황 등을 감안하면 미국과 중국에 대북정책 전환과 대화를 촉구하는 의미도 담겼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핵 관련 언급 역시 타깃은 한국이 아닌 미국과 중국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로선 핵실험을 시사했다기보다는 핵 카드를 사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미국과 중국에 환기시키는 것에 가까우나 앞으로 수위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우리 정부가 당국간 회담을 조기에 진행시켜 북측의 진의를 확인하고 미ㆍ중과의 충분한 협력 속에 북에 신호를 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하지만 당장 미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5일 백악관에서 "오는 25일 개최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며 "북한이 계속 국제법을 위반한다면 안전 보장이나 경제적 이익, 동북아시아의 활력으로부터 혜택 등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단 우리 군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로켓을 탐지할 해군의 이지스함 1척을 전진배치하기로 했다. 해군 이지스함은 2009년과 2012년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을 탐지한바 있다. 한미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으로 로켓을 옮길 가능성에 대비해 연합감시 자산을 증강 가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1주일 전, 핵실험을 감행하기 한 달 전에 각각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평양에서 열차를 이용해 동창리 발사장으로 장거리 미사일(로켓)을 이송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장거리 미사일의 실체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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