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3일 오후 5시 서울 김포공항.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박9일 일정의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열흘 가까운 출장이라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시내 모처에 마련된 별도의 업무 공간으로 이동해 그룹 임원들로부터 출장 기간 동안 챙기지 못했던 회사 현황을 보고 받고 향후 사업 방향을 모색했다. 이 곳에서 잠을 잔 최 회장은 4일 오전 SK 서린동 사무실로 출근해 그룹 경영진들과 현안을 공유하고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달 14일 사면 이후 3주째 최 회장의 무휴(無休)ㆍ현장 경영이 계속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서울 평창동 자택은 멀리한 채 연일 현장에서 경제살리기와 그룹 경영을 챙기고 있다. 아내, 자녀 등 가족들과는 간간히 짬을내 식사 등을 하며 만나는 정도다.최 회장은 지난달 14일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직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사업장을 찾고 있다. 14일 자정 석방되자 마자 바로 서울 서린동 SK사옥으로 출근해 계열사 임직원들을 만났고, 불과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대전ㆍ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 경기 이천의 SK하이닉스 본사, 대덕 R&D센터, SK이노베이션 울산 사업장을 둘러봤다. 특히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17곳 중 5곳을 직접 방문했다. 대전ㆍ세종 센터는 SK가 후원하는 곳이지만, 나머지 충북(LG), 울산(현대중공업), 대구(삼성) 센터는 다른 기업이 지원하는 센터다. 최 회장이 그만큼 박근혜정부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중인 경제활성화와 창조경제에 애정을 쏟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26일엔 현장경영 보폭을 해외로까지 넓혔다. 26일 중국으로 출국해 장쑤성에 있는 SK하이닉스 우시 공장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우한에틸렌 공장을 방문해 장쑤성 및 우시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면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31일엔 홍콩으로 넘어가 SK그룹 3대 주주로 있는 차이나 가스홀딩스(CGH)의 뤼밍휘 총재를 만났고, 지난 1일엔 대만으로 이동해 FEG 더글러스 통 쉬 회장, 팍스콘 궈타이밍 회장, 양안기금협회 첸푸 고문 등 재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난 뒤 3일 오후 귀국했다.
최 회장이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2년7개월의 수감 생활로 인한 경영 공백을 하루빨리 메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는 최 회장 뜻에 따라, 사면 발표 직후 서린동 SK사옥 인근에 일과 휴식을 함께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고, 최 회장은 업무시간 외에는 줄곧 이 곳에 머물며 각종 현안을 챙기고 있다. 이동하는 시간까지 최대한 줄여 경제활성화와 그룹 경영을 챙기겠다는 최 회장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SK 관계자는 "사면이라는 특권을 받은 만큼 당분간 (회장)개인적인 일은 최대한 자제하고, 일자리 창출, 국내외 투자 등 국가경제에 일조할 수 있는 여러 활동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사면으로 풀려나면서 측근들에게 "정부가 나를 풀어준 것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만큼 역할을 해 달라는 요청이 아니겠냐"고 밝힌 바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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