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결산위는 '민원결산위'?…도 넘는 지역구챙기기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국회의원의 지역구 챙기기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해 예산 씀씀이를 점검하는 결산심사에서 의원들은 정부 각 부처의 예산 사용을 지적하기보다 지역구 예산 확대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오죽하면 예결위 소속 야당 의원은 "결산심사에 지역 질문을 하게 돼 낯 뜨거운 측면도 있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양주·동두천)은 20일 예결특위 경제부문 질의에서 "경기 북부 교통 인프라 수요를 만들어 내려면 분양단가를 내려야 한다, 정부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왔던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손실 보상 차원"이라고 정부 측을 압박했다.같은 당 주승용 의원(여수을)도 "여수국제박람회 개최로 교통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며 "SOC(사회간접자본)가 더 확충되면 여수가 제주와 수도권을 대신하는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수원을)은 화장장 건립 문제를 따지면서 '님비(NIMBY: 우리 지역만 아니면 된다는 지역이기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정 의원은 "수원 주민들이 반대하는데 그 이유가 타당하다"며 자신의 지역구 대신 화성시가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대안이 있는데 왜 고집하느냐, 그래서 바닥 민심이 흉흉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또 자신의 지역구인 권선구 하천정비 사업을 요구하며 "잘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제식 의원(충남 서산시태안군)은 "서산시 대산읍 대로리에는 우리나 라 3대 석유화학단지인 대산공단이 있다"며 "공산 인근에 수질 오염으로 주민민원이 지속 되고 있다, 추경예산을 신청했는데 탈락했는데 선정기준이 무엇이냐"고 따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형적인 '지역구 밥그릇 챙기기’"라며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다 내년 예산도 심사해야 하는 만큼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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