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호주 정부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의 기본적인 목표를 2005년 배출량의 최소 26% 수준으로 잡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니 애보트 총리는 이날 26%의 감축 목표가 있으면 28% 정도 감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선진국들이 발표한 감축 목표보다 적은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호주가 미국·영국·독일 등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고 FT는 진단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정전력계획을 발표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32%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싱크탱크 클라이밋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평균적으로 2030년까지 2005년의 37% 수준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호주의 감축 목표는 일본 25%, 노르웨이 22%와 비슷한 수준이다.
호주 정부는 비슷한 수준의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자국의 감축 목표가 너무 앞서는 것도 아니고 뒤처지는 것도 아닌 적정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인 노동당과 녹색당은 더 많은 감축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보트 총리는 정부의 환경·에너지 정책은 호주 경제와 광산업 경기 부양을 위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환경 규제로 경제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에 따르면 호주는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선진국 중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2013년 집권한 자유·국민당 연정은 이전 정부가 도입했던 친환경 정책을 되돌렸다. 탄소세와 광산세를 폐지했으며 재생에너지 비율 목표를 줄였다. 또 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국영 은행인 클린에너지 파이낸스를 없애려고 하기도 했다.
호주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컨설팅업체 피트앤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정부가 탄소세를 폐지를 지난해 7월 이후 호주 전력 부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전력산업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년간 4% 증가했다. 또 전력생산에서 석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72.7%에서 75.8%로 상승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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