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다리와 마당발 원톱경쟁

높이의 김신욱·활동영역 넓은 이정협, 슈틸리케호 첫 공동 태극마크
경기 스타일 달라 득점력 시너지
내달 2일 동아시안컵 중국전

2015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공격수 김신욱(왼쪽)과 이정협이 지난 28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2015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공격수 김신욱(왼쪽)과 이정협이 지난 28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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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이정협(24·상주)과 김신욱(27·울산)이 축구대표팀에서 주전 골잡이 경쟁을 한다. 두 선수는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 대표로 뽑혀 울리 슈틸리케 감독(61) 부임 이후 처음으로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공격수지만 경기하는 방식은 아주 다르다. 잘 조화되면 대표팀의 득점력을 높이는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대표팀은 다음달 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첫 경기를 한다. 슈틸리케 감독(61)은 "마무리 훈련까지 검토하며 선발로 내세울 선수들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했다. 평가를 아꼈으나 선발 스트라이커 자리는 이정협에게 맡길 가능성이 크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폭넓은 움직임에 주목한다. 2선은 물론 좌우 측면을 넘나들며 동료들이 패스한 공을 지켜내고, 빠르게 골대 앞으로 침투하는 등 득점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주문했다. 이정협은 지난 29일 30분 3쿼터로 열린 서울 이랜드 FC와의 친선경기에서 2쿼터 막판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다. 동료 이재성(23·전북)의 슈팅을 상대 골키퍼 김영광(32)이 쳐내자 재빨리 몸을 날려 밀어 넣었다. 공에 대한 집중력과 위치 선정이 돋보였다. 그가 빈 공간을 열어주면서 이종호(23·전남)와 이재성 등 좌우 측면 공격수들이 슈팅할 기회도 자주 생겼다.

경기가 열릴 우한의 덥고 습한 날씨도 이정협의 풍부한 활동량을 필요로 한다. 대회 기간(8월 1~9일) 낮 최고기온은 38도, 습도는 71%에 달한다. 기후에 익숙한 중국 수비수들에게도 쉴 새 없이 공간을 노리는 이정협의 움직임은 부담이 될 수 있다. 2012년부터 3년 째 중국에서 뛰는 주장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은 "중국 선수들은 정신력이 약하고 집중력이 쉽게 흐트러진다"고 했다.

상대의 체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는 후반이라면 김신욱을 교체선수로 활용한 고공 플레이가 효과를 낼 수 있다. 큰 키(197㎝)로 중앙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하며 공을 따내고 헤딩 슈팅으로 골문을 겨냥하는 방법이다.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 세트피스에서 그의 머리를 겨냥한 크로스를 집중 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신욱을 처음으로 대표팀에 부른 슈틸리케 감독도 "문전에서 경합하는 움직임이 상대에게 충분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센터백은 슈퍼리그 우승 팀인 광저우 에버그란데 출신 펑 샤오팅(30·187㎝)과 메이 팡(26·185㎝)으로 김신욱보다 10㎝ 이상 작다. 김신욱이 들어가면 홍철(25·수원), 정동호(25·울산) 등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해 크로스를 하는 횟수도 는다. 김신욱은 "감독이 원하는 역할은 골대 근처에서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리는 타깃형 공격수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은 2003년 1회 대회와 2008년 3회 대회, 중국은 2005년 2회 대회와 2010년 4회 대회에서 두 차례씩 정상에 올랐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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