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돈이다]명동, 평균 임대료 8000만원…세계 8번째 비싼 상권

전국 1위부터 10위까지 싹쓸이
3.3㎡당 평균 공시지가 2억 훌쩍
임대료 못버텨 나가는 상인도


서울 명동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중앙로.

서울 명동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중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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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반세기가 훌쩍 지나는 동안 우리나라의 대표 상권이자 유행ㆍ패션의 1번지로 꼽히는 명동. 유명세만큼 명동의 땅값은 공시지가 상위 1~10위가 몰려있을 만큼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이들 지역의 3.3㎡당 평균 공시지가는 2억원을 훌쩍 웃돈다. 비싼 땅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임대료도 전국 최고는 물론 세계에서도 상위에 속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2014 세계의 주요 번화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상권은 미국 뉴욕 피프스 애비뉴로 1㎡당 연평균 2만9822유로(약 3960만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는 명동의 평균 임대료는 7942유로(약 1001만원)로 일본 긴자에 이어 8위다. 1년 전에 비해 17.6%가 올랐다. 33㎡ 규모의 매장으로 환산하면 월 2752만원가량을 월세로 낸다는 얘기다.

명동의 한 공인중개사 D대표는 실제 내는 임대료는 이 보고서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봤다. 그는 "자리가 좋은 10평(33㎡) 규모 상가의 경우 월평균 7000만~8000만원 수준"이라며 "대부분 직원이 많은 소매 판매점으로 수십 명의 인건비와 관리비용 등을 빼고 수익을 남기려면 매출이 최소 3억5000만원을 넘어야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귀띔했다. 매출이 월 임대료의 5배에 미치지 못하면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싸라기 명동 땅을 차지하고 있는 업종은 대부분 손님이 자주 드나드는 네이처리퍼블릭 같은 화장품 매장이 차지하고 있었다. 중소기업청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명동의 화장품 매장 수는 2012년 80개, 2013년 103개, 2014년 105개로 늘었다가 지난달 기준 104개가 영업 중이다. 화장품 판매점들은 '동일 상권 다점포' 전략에 따라 같은 브랜드의 매장들이 명동에만 줄줄이 들어서 있다.다만 화장품 매장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평균 이용 건수와 매출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기준 2억8254만원이던 평균 매출액은 급감해 지난해 3월 기준 9494만원이다. 이용 건수도 같은 기간 3606건에서 1570건으로 떨어졌다.

D대표는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의 상권이지만 화장품 매장의 경우 너무 많아 매출이 예전 같지 않다"며 "땅값이 비싸 임대료도 높은 만큼 이를 감당하지 못해 자리를 내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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