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기소유예 처분, 변협 징계개시 대상은 포함…수사대상 8명 중 5명 민변 소속, 표적수사 논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검찰이 과거사 수임 사건을 '법조비리'로 진단해 수사결과를 내놨으나 후폭풍이 만만찮다.
검찰 수사 대상자 다수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표적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변호사가 오히려 기소해달라고 요구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김희수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검사 배종혁)가 14일 발표한 '과거사 수임' 법조비리 의혹 수사결과 발표에서 기소된 변호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이 변호사법 위반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직접 소송수행을 하지 않은 점, 수임료를 취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검찰의 이번 수사로 대한변호사협회 징계 처분을 받을 위험에 놓였다. 검찰은 징계개시 신청 대상 변호사에 김 변호사도 포함했다. 김 변호사는 장준하 선생 유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는 긴급조치 위반과 관련한 것으로 자신의 의문사위 활동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민사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고 경제적 이득을 취한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은 법원에서 무고함을 밝힐 기회마저 박탈했다"면서 "검찰은 본인의 범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으니 법원에 기소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검찰이 기소유예 판단을 내리면서 재판을 통한 진실규명은 어려워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통해 김준곤 변호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5명의 변호사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불법수임의 숨은 비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판단을 둘러싼 법조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포착된 경우도 있지만, 김 변호사 사례처럼 수개월에 걸쳐 수사해놓고도 기소조차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어서다.
또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변호사들은 각종 혐의가 사실처럼 대중에 알려지면서 명예에 흠집이 났다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법적인 판단보다는 '망신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비판이다.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놓던 민변 변호사들이 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점도 표적수사 논란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민변은 "수십 년 간 은폐돼온 과거사 진상규명 활동에 대한 후속 '과거사 수임' 사건은 법의 진상규명 취지에 부합한다"면서 "과거사 사건을 비롯한 국가보안법, 집시법 등 피해자들의 신원 회복을 위해 더욱 분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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