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의원, “박 대통령 헌법 정신에 맞는 특별사면 해야”

“순수 생계형 범죄에 대한 특별 사면은 전향적으로 이뤄져야”

[아시아경제 노해섭 ]천정배 국회의원(광주서구을, 무소속)이 14일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 자신의 SNS를 통해 헌법정신에 맞는 대통령의 8.15 특별사면을 요구했다. 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채 광복 70주년 8.15 특사를 단행하려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특사 관련한 과거 발언들을 상기시켰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는 “대기업 지배주주,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는 제한되어야 한다”고 했고, 지난 4월 성완종 게이트가 터졌을 때는 “경제인에 대한 특별 사면은 납득할 만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천 의원은 “특사 대상으로 재벌기업 회장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고, 기업 총수들의 사면 로비 역시 치열하다고 한다”고 비판하며 “일부에서는 경제사범에 대한 특사로 메르스 사태로 위축된 투자를 활성화하고 소비심리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전혀 안 될 말이다”고 밝혔다. 특히, 천 의원은 “특사는 흥정이나 거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고, 경제사범들이 특별 사면을 받아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고 주장하며 “미국은 회계부정을 저지른 엔론사의 CEO 제프 스킬링에게 가석방 없는 24년 4개월의 징역형을, 월드컴 CEO 버나드 에버스에게는 25년 동안 징역을 살게 하는 등, 경제사범을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천 의원은 “이 때문에 미국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면서 “죄 값을 다 치르지 않은 이들이 또 시장 질서를 망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겠는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이어 천 의원은 “순수 생계형 범죄에 대한 특별 사면은 전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분들에게 있어서 특별 사면은 생존에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광복절 특사에서 생계형 범죄를 대거 사면했던 사례를 들어 “김영삼, 노무현 정부는 과속, 주차위반 등으로 벌점이나 면허 정치취소를 받은 교통사범을 대거 사면해서 국민의 생계를 잇도록 했다”면서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서민들에 대한 대단위 사면은 특사의 헌법적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천 의원은 “저는 법무부 장관 시절 원칙 있는 특사를 하고자 노력했다”면서 “제 법무부 장관 시절을 포함하여 혹시 집권기간 잘못된 특사를 했다 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시혜적 특별 사면에 대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명확한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박대통령과 야당의 원칙 있는 특사 논의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