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가계부채, 그레이스완 우려"

가계부채 '예측할 수 있지만 해결책이 없는 악재' 그레이스완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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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가계부채 문제가 예측이 가능하면서 해결책을 낼 수 없는 악재인 '그레이스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열렸던 금통위에서 가계부채의 증가속도와 부실위험 가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레이 스완'이란 나짐 니콜라스 탈레브 미국 뉴욕대 교수의 저서 '블랙 스완(Black Swan)'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마땅한 해결방법이 없어서 위험요인이 계속 존재하는 상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날 한 금통위원은 스트레스 테스트의 한계점이나 충격, 파급경로의 단순함 때문에 '그레이 스완'(Gray swan)을 놓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계빚이 천정부지 치솟고 있지만, 면밀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한계가 있고 파급되는 경로가 단순하지 않다보니, 모두가 예상할 수 있으면서도 뚜렷한 해결책 없이 경제 위험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위원들도 가계부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위원은 부실위험가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주택가격 하락의 단일충격 이외에도 두 가지 충격을 동시에 상정한 복합충격에 대해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위원도 가계부채 관련 위험성에 대한 분석을 확대하고 그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계부채 증가속도와 한계가구의 위험성을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른 위원은 국민총소득 대비 가계소득 비율이 상당히 낮아진 점을 고려해 가계 위험 분석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외에 처분 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언했다.

일부 위원은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와 관련해 전체 은행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 결과 외에 개별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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