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냐 不通이냐…과천 방과후학교 입주 논란

"어린이 60명 거리로 내몰릴 판" vs "소통부족·재산권 피해 우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경기도 과천의 한 공동육아 협동조합과 지역주민들이 방과후 돌봄공간 입주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방과후 돌봄공간이 들어서게 될 지역 주민들은 '불통'과 재산피해 가능성을 들어 입주를 반대하고 있는 반면, 협동조합 측 주민들은 이기적인 행태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10일 '과천 두근두근 방과후 공동육아 협동조합(두근두근 협동조합)'에 따르면, 이 단체는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 내 한 단독주택을 매입,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오는 8월부터 방과후 돌봄 공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두근두근 협동조합은 과천 지역사회 부모들이 초등학생 자녀들의 방과 후 돌봄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만든 공동체다. 올해로 운영 13년째를 맞았다. 이 협동조합에는 현재 60여명의 어린이 부모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1000만원의 출자금과 월 30여만원의 활동비를 내고 자체적인 보육활동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본래 중앙동의 한 주택 지하에서 방과후 돌봄공간을 운영하던 협동조합이 부림동의 단독주택을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음으로 인한 재산권 피해를 우려하는 부림동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게 된 것이다.방과후 학교가 들어서게 될 부림동의 단독주택은 도로 폭이 5m 정도로 복잡한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대부분 고령자로 이뤄진 30여 가구의 주민들이 세입자 등으로 살고 있는 상태다.

지역 주민들은 다세대 밀집지역인 이곳에 어린이 60명이 상주하는 방과후 학교가 들어설 경우, 소음과 안전문제를 일으켜 재산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이들은 협동조합 측이 단독주택을 구입하고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기 직전까지도 지역주민들에게 협조를 구하지 않는 등 '소통부재'로 일관했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반면 협동조합 측은 이 같은 우려가 '오해'라는 입장이다.

김동수 두근두근협동조합 영구터전특별위원장은 "오후 7시 이후에는 어린이들이 모두 귀가하는데다, 방음시설을 갖출 예정이어서 소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일부 지역주민들의 이기심으로 당장 60여명의 어린이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일부 강경한 주민들이 거부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며 "과천시의 협조요청으로 공사까지 중단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주민들은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갈등이 좁혀지지 않자 지역주민 130여명은 과천시에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민원을 제기하고 서명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과천시는 현재 협동조합 측에 공사 연기를 협조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협동조합 측은 8월 말까지는 해당 단독주택에 입주를 강행한다는 계획이어서 더 큰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과천시와 과천시의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과천시와 시의회가 이 문제를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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