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에 엄마품에 안긴 40대 장기(長期)실종장애인

충남 보령경찰서, 1984년 부산에서 실종돼 보호시설 생활하던 지적장애여성 DNA검사로 친자관계 확인해 지난 8일 경찰서 회의실에서 극적 만남 주선…72살 노모 딸 부둥켜안고 눈물 쏟아

실종된지 31년 만에 돌아온 40대 지적장애 딸(가운데)과 70대 어머니(오른쪽) 등 가족이 재회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제공=보령경찰서)

실종된지 31년 만에 돌아온 40대 지적장애 딸(가운데)과 70대 어머니(오른쪽) 등 가족이 재회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제공=보령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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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31년 만에 엄마품에 안긴 장기(長期)실종장애인이 있어 화제다.

10일 충남 보령경찰서에 따르면 1984년 부산에서 실종돼 보호시설 생활을 하고 있던 40대 지적장애여성의 유전자(DNA) 검사로 친자관계 임을 확인, 지난 8일 70대 어머니 등 가족들과 극적으로 만났다.지적장애여성 김씨(42)는 12살 때 부산서 실종됐다가 대전에서 발견된 뒤 보호시설에 들어가 오모씨란 이름으로 무연고자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보령경찰서 여성청소년과가 이를 확인해 DNA를 채취,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 “딸을 찾고 있던 어머니 하모(72·충북)씨와 유전자가 같다”는 통보를 받고 보령경찰서 회의실에서 만나 꿈에 그리던 엄마 품으로 돌아갔다.

딸 김씨는 31년 만에 가족들을 만나면서 첫눈에 모친을 알아보고 “엄마!”라고 부르며 달려들어 경찰서 회의실이 눈물바다를 이뤘다. 어머니 하씨는 “왼손 엄지손가락에 수술 자욱이 있는데 확인해보니 내 딸이 맞다”고 흐느겼다. 그는 “죽은 줄 알고 사망신고까지 하고 천국에 보내달라고 매일 기도했는데 찾아줘서 고맙다”며 딸을 부둥켜안으며 재회감격을 누렸다.

한편 보령경찰서는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무연고자에 대한 DNA검사를 늘려 장기실종자 가족 찾기에 앞장 설 예정이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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