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녹조에 年 900만 찾는 한강몽땅축제 '노심초사'

물 접촉 행사 일부 중단·취소 될 듯…대다수 문화·예술행사는 그대로 진행

▲한강몽땅 축제 '블롭점프' 행사(사진=서울시)

▲한강몽땅 축제 '블롭점프' 행사(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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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파죽지세로 번져가는 한강 녹조로 '한강몽땅축제'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개막까지 아직 열흘이 남았지만, 녹조현상이 가라앉지 않을 조짐을 보이면서 물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가 중단·취소 위기를 맞고 있다.

8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시내 11개 한강공원에서 '2015 한강몽땅 여름축제'가 열린다.지난 2013년 시작된 한강몽땅 여름축제는 매년 900여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 '박원순표' 축제 중 하나다. 올해에는 '한강, 한여름 밤의 꿈'을 주제로 5가지 테마의 65개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는 가뭄의 여파로 한강 잠실수중보 하류구간에 조류경보가 발령되면서 일부 수상행사의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남조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류독소로 안전이 우려돼서다.

실제 지난 2일 시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강 잠실수중보 하류구간 일부(행주~마포대교)에서 미량의 조류독소 마이크로시스틴-LR(Microsystin-LR)이 발견되기도 했다. 현재 시 한강사업본부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65개 행사 중 수중에서 열리는 수상행사는 모두 13개다. 세부 프로그램까지 합하면 약 20개에 이른다. 한강사업본부는 단계별 대응방침을 세우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홍석 시 한강사업본부장도 지난 6일 기자설명회에서 "상황에 따라 물을 접촉하는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더 강화될 경우 취소할 예정"이라며 "조류 추이에 따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행사를 안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한강사업본부는 우선 조류주의보가 발령 될 경우, 시는 어린이·심신미약자에게 수상행사 참여자제를 권고한다. 또 조류경보가 발령되면 참가자 전체에게 행사 참여 자제를 권고할 예정이다. 다만 한강사업본부는 한강 하류구간의 조류경보가 이어지더라도 일괄적으로 행사를 취소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조류경보라고 해서 수상행사가 일괄 취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물에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일부 행사는 상황에 따라 축소되거나 취소 될 수 있다"며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조류대발생이 발령될 경우 수상행사는 전면 중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 밖에서 진행되는 대다수의 문화·예술행사는 조류발생과 관계 없이 진행 될 예정이다. 조류현상으로 인한 다소 간의 악취는 발생할 수 있지만, 시민건강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행사 개막까지 아직 일주일 이상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류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류로 인한 악취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년처럼 많은 시민들이 축제를 즐기러 오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