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규제 후 인가는 이르면 내년 연말께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올해 안에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1호에는 현행 은산분리 규제가 그대로 적용된다. 산업자본이 주축이 된 인터넷은행은 이르면 내년 말에나 나올 전망이다.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1호 선점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의 핵심은 은산(은행-산업자본) 분리 규제 완화다. 기존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이를 인터넷은행에 한해 50%로 완화한다는 게 정부안이다. 정부는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은행법 개정안을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일단 현행 은산분리 규제에 맞춰 사업자 한두 곳에 대해 시범인가를 내주기로 했다. 오는 9월 중 신청을 받아 12월에 예비인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본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인터넷은행의 성공 가능성을 미리 점검해보고, 은행법 개정을 위한 동력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예비인가를 받을 인터넷은행 국내 1호는 산업자본이 아닌, 금융자본이 주축이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고, 다른 시중은행들도 참여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부산은행이 롯데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단독으로 하지는 않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포함해 여러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2금융권은 카드와 저축은행, 증권사인데 증권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카드사들은 대부분 은행 계열이거나 대기업 계열이라 별도로 인터넷은행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저축은행은 SBI와 OK저축은행 정도만 여력이 되는데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없다. 증권은 금융투자협회가 여러 증권사들과 공동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과 비은행 계열인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 등이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 후에는 산업자본이 중심이 된 인터넷은행이 나오게 된다. ICT 업체들이 주목되는 가운데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유력한 후보자로 꼽힌다. 정부가 인터넷은행의 영업범위를 광범위하게 풀어줬기 때문에 산업자본의 관심이 늘어날 것이란 평가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은행법 개정 후 인가를 받는 인터넷은행은 이르면 내년 연말께 탄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산분리 완화는 정치권에서 의견이 선명하게 나뉘는 부분인 만큼 정부는 올 하반기 은행법 개정안 통과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위가 발표한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을 반대한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 방안은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금지하고 그 소유 지분을 4% 이하로 제한한 은산분리의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즉각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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