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개정 국회법 = 국정혼란' 여론전 본격 착수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1일 국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국정이 마비되고 경제활성화 노력도 수포로 돌아간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본격적인 여론전에 착수했다.

현실적으로 거부권 행사나 헌법재판소 판결 등 방법으로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우회적 해법'인 셈이다.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국회가 황교안 총리후보자 청문회, 4대 개혁법안 통과 등에서 협조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는 현실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회가 정부의 입법행위를 통제하겠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부이 기능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 "(경제살리기 등) 모든 것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등 발언을 통해 이 법안의 악영향을 강조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박 대통령은 "정부로서는 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명한 거부의사를 표했지만,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대응방식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에게 "국회법 개정안의 강제성을 두고 여야 간 의견이 갈리고 있어 국민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강제성 유무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먼저) 통일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정 국회법의 '정확한 의미'를 국회에서 정해달라며 공을 넘긴 것인데, 그러는 과정에 개정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시간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이날 스탠스는 사안에 대한 '승부수'라기보다 일종의 '숨고르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청와대가 지난달 30일 각 부처에 국회법 개정에 따른 행정입법권 침해 사례를 조사시켜 보고 받았다가 이를 발표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일단 국회와의 정면충돌 전략보다는 여론 추이를 더 살핀 후 대응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북한발 위기상황을 강조한 대목도 눈에 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이 내부 숙청으로 공포정치가 극에 달하고 핵개발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정치적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국회는 국민들이 지지해주고 국가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때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정부가 든든한 국민의 버팀목이 되고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을 때 국가위상도 높아지고 국회도 존중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법 개정안은 곧 국가의 혼란 가중'이란 프레임을 설정해, 여론의 지지를 얻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