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해외 투자액 사상 최대…선진국 누르고 큰손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신흥국이 선진국을 제치고 해외 직접투자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흥국이 단행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4840억달러(약 526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는 30%나 늘었다. 신흥국 투자액의 90%는 아시아 몫이었다. 아시아의 FDI 액수는 4440억달러로 북미와 유럽을 제치고 지역별로 1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선전이 눈에 띈다. 중국과 홍콩의 FDI 총합은 2660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는 외국인들의 직접투자 대상이었던 중국이 투자의 큰 손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지난해 중국의 FDI 유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유입액을 앞질렀다. 10여년 전만 해도 중국의 FDI 유입액은 유출액의 18배에 달했다.

제임스 잔 UNCTAD 투자 부문 책임자는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향후 해외 투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가별 1위를 지킨 미국의 지난해 FDI 액수 3370억달러로 2.6% 늘어났고 일본의 경우 1140억달러로 16%나 감소했다. 한국의 FDI 규모는 310억달러로 아일랜드, 스페인에 이어 세계 13위에 올랐다.

선진국 기업들의 투자가 해외 자회사를 통해 쌓아놓은 현금을 재투자하는 목적이 주를 이룬 반면 신흥국 기업들의 경우 투자액의 절반 이상이 신규 프로젝트, 인수합병(M&A) 등을 위한 것이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