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태간리 자라봉 고분 발굴조사 전경 (사진=문화재청)
1지점-원형 봉분과 방형 봉분의 연결부 조사를 통한 축조순서 등 확인
2지점-원형 봉분의 전체적인 축조공법 확인
3지점-작업로 성격 확인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앞부분은 네모지고, 뒷부분은 둥근 모양의 무덤, '전방후원(前方後圓)형 고분'의 축조기법을 파악할 수 있는 실마리가 확인됐다.
대한문화재연구원은 '영암 태간리 자라봉 고분'(전라남도 기념물 제190호) 발굴조사 결과, 고분의 축조과정과 토목공법을 밝힐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고 15일 밝혔다. 자라봉 고분은 6세기 전후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전방후원형 고분이다. 전방후원형 고분은 앞쪽의 네모난 봉분과 뒤쪽의 둥근 봉분이 결합된 무덤을 뜻한다. 이 무덤은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전방후원형고분 가운데 유일한 수혈식 석실묘(竪穴式 石室墓)다. 즉 수직의 구덩이를 파서 반지하식 돌방으로 내부 구조를 마련한 무덤이다. 1991년과 2011년에 이어 올해까지 총 3차례에 걸친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연구원은 발굴조사를 통해 고분의 전반적인 축조공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원형 봉분은 가장자리를 따라 흙으로 단면이 ‘∩’ 모양인 둑을 쌓은 뒤 내부를 분할 구획해 채워 나가는 식으로 조성됐다. 봉분의 바깥에서 안쪽으로 경사지게 성토(盛土)하는 방법과 안쪽에서 바깥으로 성토하는 방법이 번갈아 사용됐다. 반면 방형 봉분은 전체적으로 수평에 가깝게 성토된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또 원형 봉분에서는 내부를 분할하여 성토하는 과정에서 사용됐던 작업로가 확인됐다. 작업로는 성토 단계의 큰 층위별로 지점을 이동하면서 하나의 단계가 완성되는 시점에 메워서 마무리 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와 유사한 사례는 부산 연산동 고분군(부산광역시 기념물 제2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연구원은 먼저 뒤쪽의 원형 봉분이 축조된 다음 이에 덧붙여 앞쪽의 방형 봉분을 완성한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그동안 광주 명화동 고분과 함평 신덕 고분 등에서 확인된 국내 전방후원분의 경우, 원형 봉분과 방형 봉분이 동시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과 같은 사례는 일본 아이치현 오오스후타고야마 고분, 오사카부 쿠라츠카 고분 등에서 발견돼 한·일 고대 관계사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생활용 토기 2점의 주둥이를 잇대어 만든 옹관이 원형 봉분의 정상부에서 발견됐다. 석실을 축조해 시신을 안치한 후 봉분을 덮는 과정에서 옹관을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방후원분에서는 이 같은 경우가 드물어 주목되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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