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경기 긴급점검]보릿고개는 넘었다, 소비심리의 귀환(종합)

12일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2층 영캐주얼 매장. 사람들이 진열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젊은 여성 고객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요 고객이다.

12일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2층 영캐주얼 매장. 사람들이 진열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젊은 여성 고객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요 고객이다.


택시기사·유통점원·프랜차이즈경영자·분양상담사-내수시장 4각취재
아직도 지갑 만지작거리지만 경기반전 기대감 뚜렷


[아시아경제 ]"공차(空車)로 다니는 일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최근 들어 금요일부터 주말까지는 손님이 끊기는 일이 거의 없어졌어요."(서울시내 택시기사 김모씨)
"주변에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손님이 분산돼 매출이 들쭉날쭉합니다.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조금 나아졌습니다."(양재동 프랜차이즈 음식점 사장 조모씨) 내수경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내수경기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택시기사, 프랜차이즈 대표 등의 반응은 과거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최근 몇년동안 '어렵다','힘들다' '죽겠다'고 푸념만 하던 자리에 희망의 기대가 싹트기 시작했다. 확연한 회복세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미미한 온기가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소비심리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맞물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서 향후 뚜렷한 개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 특히 소비는 심리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달라진 모습은 내수 활성화에 긍정적이다.

본지 기자 10여명이 지난 주말 내수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택시기사, 유통업체 점원, 프랜차이즈 대표, 부동산 분양 상담사 등을 다각도로 취재, 이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진단과 내수전망을 정리했다. ◆살아나려나…백화점, 대형마트 세일에 밀려드는 고객들=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 패션의류 L브랜드 관계자는 "세일 이후 매장을 찾는 고객도 늘고 매출이 전보다 10% 정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행사장은 몰려드는 고객들로 정신이 없었다. 여성 패션브랜드 대규모 기획전에는 물건을 고르는 사람과 계산하려는 사람들이 엉퀴어 북새통을 이뤘다.

불광동 NC백화점의 한 의류브랜드 관계자는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방문객수는 증가했다"며 "작년에 한명까지 줄였던 매장직원도 최근에 두명으로 늘렸다"고 귀띔했다. 백화점의 경기판단 지표가 패션매출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서민경기의 바로미터인 대형마트는 여전히 한겨울이지만 이달 들어서는 조금씩 온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마트 신도림점의 김용운 양념육코너 실장은 "소비가 3월보다 확실히 나아졌다"며 "원래 나들이 철에는 장사가 안 되는 편인데 요새는 일별 매출이 3월보다 10% 가량 늘어난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 12일부터 4월2일 대형마트 3사의 신선식품 매출은 평균 10∼20% 안팎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기지표인 신선식품과 생필품 매출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달 지표가 특히 좋지 않아 이달엔 바닥을 찍고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춥다…기대심리는 커져= 체감경기의 척도인 택시경기는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다수였지만 '확실히 살아났다"는 얘기도 제법 나왔다.서울시내 택시기사 김모(40대ㆍ남)씨는 "주중에도 시청 주변은 오후 10시만되도 택시를 잡으려는 손님이 굉장히 많다"며 "기다리다 지쳐 모범택시를 잡는 사람들도 더러 봤다"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모는 최씨도 택시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는 것을 실감한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아침 8시에 나와 오후 1시까지 일해야 22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며 "지난해 연말부터는 오후 12시쯤만 되도 22만원이 되더라"고 말했다.

요식업계도 서서히 나아지는 추세다. 서울 을지로에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는 성모(52)씨는 "요즘에는 매출이 조금 회복돼 현상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포천에서 낙지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31)는 "요즘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왔다갔다 하는 차량들도 늘어나고 이쪽으로 놀러오는 사람들이 많아져 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최근 저유가 시대로 접어든 주유업계들도 내수 회복에 기대하는 눈치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알뜰주유소 업주는 "리터당 2000원이 넘어가던 고유가 때보다 고객이 늘기는 했다"며 "5월 나들이객이 증가하면 수익성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시그널은 국내 자동차 영업 시장에서도 포착된다. 주머니를 열지 않는 소비심리가 확산되면서 자동차와 같이 목돈이 들어가는 품목은 일찌감치 소비에서 제외돼왔지만 신형 모델에 대해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 목동에 위치한 국내 자동차 A사 영업점 딜러 김정환씨(38ㆍ가명)는 "날이 풀리고 경기회복을 전하는 뉴스가 이어지면서 단골고객들의 전화 문의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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