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논란 반복한 국회 대정부질문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금품을 줬다는 정권실세 리스트가 발견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4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경제 분야에 집중하던 정치권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야당은 13일 시작된 대정부질문에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질문자들은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특검', '차떼기당' 등을 거론하며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 가운데 가장 먼저 질문에 나선 정청래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여당이 총선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 한마디로 새누리당이 탄핵시켰다"면서 "이 정도 부패스캔들이라면 열 번이라도 탄핵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직무를 잠시 중지하고 수사 받고 무죄 입증하겠다는 배포 없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 총리는 이에 대해 "한 나라의 총리가 메모 하나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국회 해외자원개발 국조특위 야당 간사이기도 한 홍영표 새정치연합 의원도 "해외자원개발 관련해서 감사원 감사로 여러 문제가 드러났지만 공기업 관련자 등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면서 "별건수사, 먼지 털기식 기획수사에 대해서 수사나 조사할 의사가 전혀 없나"고 물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별건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성 전 회장의 혐의였던 자원외교 비리 진상규명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 등 5인방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같은 당 신기남 의원도 "여당은 차떼기당 오명을 벗겠다고 맹세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다시 불거진 비리게이트를 보십시오"라면서 "현직 대통령을 둘러싼 핵심 인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연루돼 리스트에 오른 사례는 일찍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완구 총리를 향해 "총리 자신과 현직 대통령 비서실장도 리스트에 있는데, 성역 없이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라며 자진사퇴 의사를 물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이 사건의 신속한 진상규명을 외치면서도, 야당에게 정치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여야가 서로 비방하고 공세를 퍼부을 것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서 초당적으로 협조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정치권 전반의 불법정치자금 문제를 뿌리뽑아야 한다"며 여야를 가리지말고 성역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성완종이 극단적 선택한 이유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추측하건대 지난 노무현 정부 때와는 달리 적극적인 구명 활동 해주지 않는 현 정권, 원칙만을 고집하는 현 정권에 실망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부 시절 성 전 회장이 2차례 특별사면된 데 대해 굉장한 특혜라고 지적하고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정치의 대체는 우리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라면서 "소위 '성완종 리스트'는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우리 국회는 민생을 위한 법안처리에 매진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공생을 위한 공정한 룰을 만들고, 엄정한 조정자로서의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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