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한국 환율 개입 중단"…압박 수위 높여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재무부가 한국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에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재무부는 9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 정책에 대한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원화 절상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올해 1월까지 외환 시장 개입을 상당히 늘렸다"면서 "한국은 환율 개입을 중단하고 원화의 추가 절상을 용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화는 지난해 6월 이후 달러 대비 약 9% 떨어진 상태다.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 규모 등을 고려하면 원화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재무부의 설명이다. 재무부는 한국 정부가 외환 시장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한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곳곳에서 대규모 개입 흔적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인위적인 원화 평가절하가 대미 무역흑자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통상 중국의 환시 개입을 겨냥했던 미 재무부의 칼날이 한국쪽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환율 개입 정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유로 약세의 득을 보고 있는 독일의 대규모 경상흑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보고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상수지 흑자 3000억달러의 대부분이 독일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지나친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것을 요청했다. 재무부는 "구조개혁 노력 없이 진행되는 양적완화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리스크 우려를 잠재우는데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재무부는 한국과 중국·독일·일본 등 경상흑자국들이 균형 잡힌 재정정책을 펼쳐야 하며 내수확대를 통한 수입확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무부는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의 주요 교역 대상국들의 환율 조작 행위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환율 조작국을 지목하지 않았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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