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오상욱, 최강 구본길 자극한 '슈퍼 루키'

펜싱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 오상욱

펜싱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 오상욱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펜싱 남자 사브르의 기대주 오상욱(19·대전대)이 국내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무대는 오는 28-2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펜싱연맹(FIE) 사브르 그랑프리 대회다.

오상욱은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선두주자다. 이효근 코치(49)는 "신체조건이 유럽 선수들과 대등하고,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이 코치는 현 FIE 랭킹 1위 구본길(26·국민체육진흥공단)을 비롯해 오은석(32·국민체육진흥공단), 이라진(25·인천중구청), 윤지수(22·안산시청) 등 남녀 사브르 대표 선수들을 발굴한 지도자다. 오상욱이 중학생(대전 매봉중)일 때부터 눈여겨봤다는 그는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다른 기량을 직감했다"고 했다. 오상욱은 키가 192㎝로 180㎝ 안팎인 국내 대표 선수들에 비해 뛰어난 신체조건을 갖췄다. "고등학교(대전 송촌고)에 진학하면서 키가 10㎝ 이상 자랐다"는 그는 "팔과 다리가 웬만한 선수들보다 길어 상대가 예상하는 것보다 깊숙이 공격한다. 득점하기가 수월하다"고 했다. 사브르는 머리와 양 팔을 포함한 허리 위쪽을 찌르기와 베기 등으로 공격한다. 기회를 엿보며 찌르는 기술로만 득점하는 플뢰레와 에페 종목보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오상욱은 공격을 시도하면서 망설이지 않는다. 훈련장에서는 베테랑 선수 김정환(32·국민체육진흥공단)과 대결하면서 빠르고 강하게 검을 휘둘러 마스크를 내리칠 만큼 저돌적이다.

대담한 성격과 공격적인 기술로 국내외 대회에서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오상욱은 지난해 12월 대통령배 전국남녀펜싱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구본길을 15-12로 꺾었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에 올라 대표 선수 여덟 명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 최연소이자 사상 첫 고교생 대표 선수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첫 출전한 이탈리아 파도바 월드컵(2월 2일)에서는 개인전 동메달을 땄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밀어붙인 것이 주효했어요. 갓 성인 무대에 나섰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방심한 영향도 있었죠."

펜싱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 오상욱

펜싱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 오상욱


자세를 낮췄으나 우연으로 얻은 결과는 아니다. 파도바 월드컵 16강에서 세계 랭킹 3위 알도 몬타노(37·이탈리아)를 15-13으로 이긴 그는 "동영상을 찾아보며 그 선수의 장점을 꾸준하게 지켜봤다. 상대가 잘 쓰는 기술만 막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 뜻대로 점수가 나지 않으니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구본길은 "체격조건을 잘 활용하고, 기본기도 잘 갖췄다. 실력 있는 경쟁 상대가 생겨 자극이 된다"고 했다. 대표팀에서는 오상욱을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차세대 '에이스'로 생각하지만 그의 목표는 한 발 더 앞에 있다. FIE 랭킹 16위 안에 진입해 두 명만 출전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인전 출전권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국내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나 쉽지는 않겠죠. 그래도 잃을 것은 없잖아요. 패기로 부딪쳐 보겠습니다."

한편 펜싱 그랑프리는 FIE 랭킹 1-30위와 각국 대표팀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종목별로 한 시즌에 세 차례씩 열린다. 사브르는 지난해 12월 1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1차 대회에 이은 두 번째 대회다. 우승한 선수는 FIE 랭킹 포인트 48점을 받는다. 80점을 주는 세계선수권 다음으로 배점이 높다. 사브르 그랑프리가 국내에서 열리기는 2005년 이후 10년 만이다. 41개국에서 선수 261명이 출전한다. 한국은 오상욱을 비롯해 구본길, 김정환, 김지연(27·익산시청), 이라진 등 남녀 총 스무 명이 나선다.

오상욱 프로필

▲생년월일 1996년 9월 30일 ▲출생지 대전광역시
▲체격 192㎝·84㎏ ▲ FIE 남자 사브르 랭킹 61위
▲출신학교 대전 매봉초-매봉중-송촌고-대전대
▲가족 오희랑(46)·송지영(44) 씨의 3남 중 둘째

▲주요 경력
-2014년
제54회 대통령배전국남녀펜싱선수권대회 개인전 3위
전국남녀사브르종목별오픈펜싱선수권대회 개인전 3위
제52회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 단체전 1위

-2015년
이탈리아 펜싱 월드컵 남자 사브르 개인전 3위
폴란드 펜싱 월드컵 남자 사브르 단체전 2위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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