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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비 내리는 호남선~" 가수 김수희가 부른 남행열차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귀에 익은 노래인 데다가 술자리나 프로야구 응원 현장에서 흥얼거리기 좋은 멜로디입니다. 하지만 가끔 이 노래에서는 처연한 비감(悲感)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호남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호남선은 1914년 완전 개통돼 살 길을 찾아 고향을 떠나는 이 지역 사람들을 서울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했습니다. 호남선이 우리의 현대사를 관통해 달리는 동안 누군가는 큰 도시에서 한 번 잘 살아보겠다는 희망을 안고 이 열차에 올라탔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도시에서 지친 심신을 안고 고향으로 향하는 하행선을 탔을 것입니다. 저마다 애환이 담긴 호남선이 항상 애처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고달픈 현대사 때문만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낙후된 지역의 경제 발전 만큼이나 호남선도 경부선과 비교해 듬성듬성, 느리게 달린다고 여겼습니다. 실제로 호남선은 경부선의 운행횟수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지역주민의 소외감은 물론 지역 간 균형발전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복선화도 경부선에 비해 느리게 진행됐고 고속철 시대를 연 것도 경부선에 비해 훨씬 늦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호남선 차별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돈 문제 때문입니다. 2015년 4월2일 드디어 개통된 호남고속철(호남선 KTX) 요금이 경부선 KTX보다 비싸다는 주장입니다. 지금까지 번번이 차별을 경험해야 했던 지역에서는 분통이 터질만한 일입니다. 지역감정은 현대사의 고비마다 우리의 발목을 잡아온 민감한 문제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말 호남선 KTX는 바가지요금을 물리고 있는 것일까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호남선 KTX의 서울 용산~광주송정 간 요금을 4만6800원으로 정했습니다. 이는 주행거리가 비슷한 서울~대구 간 요금인 4만2500원보다 4300원 더 비쌉니다. 호남선 KTX 요금이 비싸다는 반발이 나오는 주요 이유입니다. 이에 코레일 측은 고속철도 운행구간과 주행거리 등이 차이가 나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KTX 운임은 국토교통부에서 지정고시한 임률과 고속선, 기존선의 영업거리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또 노선이나 지역에 구분 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합니다.
코레일의 계산을 살펴봤습니다. 상한고시는 고속선이 ㎞당 164.41원, 기존선이 112.12원입니다. 실제 적용한 임률은 각각 163.31원과 103.66원. 용산~광주송정 간은 고속철도 운행구간이 종전 132.7㎞에서 279.1㎞로 늘어납니다. 이 계산법에 따라 요금도 종전 3만8600원에서 4만6800원으로 결정됐다고 합니다.
코레일은 또 용산~광주송정의 거리가 서울~동대구보다 더 길다고 얘기합니다. 같은 요금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입니다. 용산~광주송정은 303.8㎞고, 서울~동대구는 293.1㎞로 호남선 구간이 10.7㎞ 더 깁니다. 1㎞당 요금은 광주송정을 가는 열차가 154원이고 동대구는 145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호남선이 11㎞ 길다는 점을 감안해도 4300원이 비싼 것은 요금 차이가 크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합니다.
코레일에 따르면 1㎞당 요금이 다른 것은 고속선 비중이 용산~광주송정은 91.8%인데 서울~동대구는 76.2%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용산~광주송정은 개통 전 고속선 비율이 39.3%로 ㎞당 114원이 적용됐지만 개통 후 고속선 비율이 높아져 ㎞당 154원이 적용된 것이지 요금인상은 아니라는 해명입니다. 서울~동대구의 경우도 도심구간 고속화 44㎞ 사업이 6월 말 완료되면 고속선 비율이 93.3%로 높아집니다. 따라서 요금이 ㎞당 145원에서 155원으로 증가되고 전체 요금도 호남 KTX과 같은 수준인 4만4600원으로 조정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호남선이 길어진 것이 천안에서 익산으로 바로 가지 않고 오송역을 거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과거에도 늘어나는 요금에 대해 추가부담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노선 직선화에 따른 최단거리보다는 KTX 수혜지역 확대를 위한 도시거점 통과와 교통편의 제공 등에 우선을 두고 결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코레일이 광고하는 용산~광주송정 간 1시간30분짜리 열차는 하루에 한 편밖에 없는 것도 뒷말이 무성합니다. 정작 혜택은 제한적인데 생색내기에만 여념이 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입니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은 경부선의 경우를 봐도 서울~부산 직결열차(2시간10분 소요)는 1일 1왕복 운영되고 있으며 최대 2시간50분까지 다양한 형태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호남고속철은 최단시간의 경우 하루 한 번 운행하지만 최대 운행시간은 2시간2분으로 평균 소요시간이 1시간47분이라고 합니다.
모든 정황들을 종합해보면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관련해 KTX 운임, 소요시간, 배차간격이 지역차별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게 코레일의 해명입니다. 오히려 정부의 현재 '요금체계 원칙'을 칼 같이 지켰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뿌리깊게 박힌 지역감정은 겉으로 드러난 호남선 KTX의 요금 문제를 계기로 다시 꿈틀대고 있으니 달리 하소연할 곳이 없는 실정입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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