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차문화의 거목’ 이귀례 차협회 명예이사장 별세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고(故) 이귀례 한국차문화협회 명예이사장

고(故) 이귀례 한국차문화협회 명예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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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차문화의 거목’ 이귀례 한국차문화협회 명예이사장이 26일 밤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이귀례 명예이사장은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자 가천문화재단 회장의 언니이기도 하다.

평생 차문화의 보급과 정립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던 고인은 1970년대 차인들과 함께 종로를 행진하며 우리 차의 우수성과 효능을 널리 알리고자 했던 한국 1세대 차인이다.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할아버지로부터 행다법을 익히고, 구전하는 조선시대 여인들의 차문화를 연구해 ‘규방다례’를 정립했다

1970년대 말부터 차에 관한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다가 1999년 한국차문화협회를 창립, 전국 2만여 회원이 활동하는 차문화 연구 단체로 발전시켰다.

최근까지 협회 이사장을 지낸 고인은 국내뿐 아니라 인도·미국·독일·중국 등 외국에도 우리의 전통 차문화 전파에 힘썼다. 고인은 이런 연구와 활동으로 규방다례를 인천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받고, 정부와 인천시부터 문화훈장 보관장과 인천교육대상을 수상했다. 인천시박물관협회 이사장과 가천박물관장 등도 역임했다.

최근에는 고려시대 대문인이자 차인인 이규보 선생 선양사업을 펼치며 선현들의 삶과 문화를 알리는데도 앞장섰다.

한국 차문화의 역사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던 고인은 ‘한국의 차문화 - 우리 차의 역사와 정신 그리고 규방다례’(2002)를 손수 집필했고, 2010년부터 5년간 사재를 털어 연구를 진행했던 ‘조선시대 여성의 차문화와 규방다례’는 2014년 간행과 동시에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됨으로써 한국 차문화사는 물론 여성생활사연구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슬하에는 최승헌 가천대 교수·소연(가천대 명예교수)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소리(미국 거주)·미리 가천대 기획 부총장 등 1남 3녀가 있다. 빈소는 인천 남동구 길병원 장례식장 5층 특실에 마련됐다.

장례는 한국차문화협회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오는 3월 2일 오전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관에서 엄수된다. (연락처 032-468-3595)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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