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증권 등 '사실상 금융그룹', 내년부터 통합감독

'2015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2015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금융위, 재벌 금융계열 母회사에 내부통제·준법감시시스템 구축키로
임원추천위원회 이후 금융당국 VS 재벌금융사 갈등 재연 조짐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금융위원회가 다수의 제2 금융 계열사를 거느려 사실상 금융지주 형태를 띠고 있음에도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던 대규모 금융기업집단을 직접 감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벌계열 금융사들의 반발이 예상돼 금융당국과 2금융권의 갈등이 재연될 전망이다.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국제기준에 맞춰 '금융그룹별 감독(연결감독) 시스템'을 올해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실상 금융지주그룹인데 지주사는 없는 대규모 기업집단을 '복합금융그룹'으로 정의하고 공청회를 거쳐 내년부터 감독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복합금융그룹의 내부통제와 준법감시시스템 구축을 지도하고 금융지주와 비슷한 수준의 건전성 감독규제안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 방안은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가 엄격한 건전성 감독을 받는 것과 달리 금융지주와 유사한 금융계열사 집단은 건전성 감독을 받지 않았던 역차별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KB금융, 신한금융 등 금융지주들은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감독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았지만 지주가 아닌 일부 기업집단은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수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데도 감독을 받지 않았다. 금융위는 그룹별 감독으로 일부 금융기업 대주주가 신용공여 등의 형태로 계열사를 부당지원하는 사례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별 감독은 세계적 추세라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금융선진국은 업권별 감독에서 그룹별 감독으로 전환해왔다. 일본도 지난 2005년 이후 이미 그룹감독을 하고 있다. 또 바젤위원회(BIS), 국제증권감독위원회(IOSCO), 국제보험감독 협의회(IAIS)로 구성된 조인트포럼(Joint Forum)도 한국에 그룹별 감독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금융위 관계자는 "그룹별 감독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중복감독의 비효율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우리나라는 국제 기준에 한참 뒤쳐진 게 사실"이라며 "내년 시행될 수 있도록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복합금융그룹 감독을 하게 되면 현재 캐피탈ㆍ보험ㆍ증권ㆍ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들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복합금융그룹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삼성, 현대, 한화 등 재벌그룹도 포함될 수 있다. 때문에 당장 감독당국의 강도 높은 감독을 받게 될 재벌대기업 등 2금융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2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 발표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검토해 봐야겠지만 계열사별로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는데 굳이 그룹별 감독을 하려는 이유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복합금융그룹을 관리감독 하에 두려는 금융당국과 이를 막으려는 재벌계열 금융사의 싸움은 이미 지난해 말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둘러싼 논란으로 한차례 수면 위로 오른 적 있다. 당시 금융위가 전 금융사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하고 여기서 최고경영자(CEO)를 선출하도록 하자 재벌금융사들은 주주권 침해라며 전방위적으로 반발했다. 결국 금융위가 임추위 구성을 은행과 은행지주에만 우선 적용하기로 한 발 빼면서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백기를 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그룹별 감독이 도입되면 금감원 조직도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감원은 총무ㆍ기획 외에 은행ㆍ보험ㆍ증권 등 업권별 검사ㆍ감독국으로 구성돼 있는데 작게는 '복합금융그룹 감독ㆍ검사국'이 신설되거나 크게는 감독ㆍ검사시스템 재조정도 예상된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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