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2010년 BP 사고로 유출된 기름 319만배럴"

美정부 420만배럴 주장 기각돼…BP 벌금 부담 줄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법원이 2010년 4월20일 미국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영국 석유업체 BP의 원유 유출 사건 당시 319만배럴의 기름이 바다에 유출됐다고 판결했다. 미국 법원은 420만배럴이라고 주장한 미국 정부와 245만배럴이라고 주장한 BP의 중간 수준에서 유출된 원유량을 결정했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BP가 미국 '수질보호법(clean water act)'에 따라 물어야 할 벌금 규모가 137억달러를 넘지 않게 됐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원이 미국 정부측 주장을 받아들였다면 BP는 최대 180억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미시건대학의 데이비드 울먼 교수는 "BP의 승리"라며 "원유 수출과 관련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수십억달러 줄였다"고 말했다.

BP가 물어야 할 벌금 최종액은 오는 20일 뉴올리언스에서 시작될 3차 최종 재판을 통해 확정된다.

이번 판결은 원유 유출 피해 보상과 관련한 2차 판결이다. 지난해 9월 1차 판결에서는 BP의 과실 정도에 대한 판결이 내려졌다. 당시 재판부는 사고와 관련해 BP가 '총체적 태만(grossly negligent)' 수준의 과실을 저질렀다며 수질보호법에 따라 유출된 기름 1배럴당 최대 43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BP는 단순한 태만이라며 1배럴당 부과할 수 있는 최대 벌금은 1100달러라고 주장했다.

향후 진행될 3차 최종 판결에서는 1배럴당 부과할 벌금의 규모가 결정돼 최종 벌금 규모가 확정된다. 민사 소송과 관련한 최종 벌금이 확정되는 것이다. 형사 소송과 관련해서는 2012년에 합의가 이뤄졌다. BP는 미국 정부에 45억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BP의 지오프 모렐 대변인은 최종 확정 판결과 관련해 "최대 수준의 벌금은 부과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재판부는 BP가 원유 유출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먼 교수는 "100억달러 이상의 벌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벌금 규모가 크게 줄 것 같다"고 말했다. BP는 이번 민사소송과 관련한 벌금 규모로 5억달러를 책정해뒀다고 밝힌 바 있다.

BP의 멕시코만 원유 수출은 미국 역대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로 기록돼 있다. 당시 멕시코만 마콘도 유정에서 시추작업을 하던 '딥워터 호라이즌' 시추선이 폭발하면서 11명이 숨졌고 기름 방제와 시추공을 봉쇄하는 데에만 5개월여가 소요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BP가 손해배상금과 벌금 등으로 지출한 비용은 280억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여전히 BP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추가로 감당해야 한다.

수질보호법 관련 벌금을 결정한 후에는 '자연자원피해평가(NRDA·Natural Resources Damage Assessment)' 규정에 따라 BP가 향후 멕시코만 환경 회복을 위해 내놓아야할 금액도 결정해야 한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와 앨라바마주, 또 멕시코만 근처의 여러 주는 여전히 천연자원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은행, 카지노, 기업 등이 BP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쌓여있다.

BP는 지난해 10월28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원유 유출 사고와 관련해 총 430억달러의 회계상 비용을 처리해뒀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종 비용이 얼마나 될 지는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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