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印 중국 견제 '동상' 경제에선 '이몽'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두 번째로 방문한다. 이번 방문 일정은 오는 25일부터 사흘로 잡았다. 미국 대통령이 임기 중 인도를 두 번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원교근공(遠交近攻) 외교전략을 펴면서 인도에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도 미국을 반긴다.그러나 양국은 우호적인 외교관계 속에서도 양자 간 현안에서는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도 언론매체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과 시장개방, 국방 등이 양국 간 현안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에 올려질 것으로 보인다. 다자간 이슈인 기후변화 대응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美ㆍ印 중국 견제 '동상' 경제에선 '이몽'

미국은 인도와 2008년에 원자력협정을 맺었지만 원자력발전소 설비와 핵 연료를 판매하지 못했다. 사고가 날 경우 인도의 원전 운영 사업자가 공급자에게 상환청구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2010년 인도 법이 걸림돌이 됐다. 국제 관행은 원전 운영 사업자가 책임을 지도록 한다.

이와 관련해 인도는 보험기금을 제안했다. 인도 국내 원전 업체들이 보험기금을 만들어 사고가 날 경우 보상 재원으로 활용함으로써 미국 회사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미국 고위 관료는 “원전 사고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는가 하는 이슈가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하기 전에 타결될지 모르지만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GE히타치, 일본 도시바가 인수한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의 아레바가 각각 인도에 원자로 2기 건설을 허가받은 상태다. 착공은 몇 년 뒤로 예정돼 있다.

인도의 보호주의 무역장벽과 지식재산권 보호가 미흡한 문제도 양국의 통상 현안이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S) 대표는 지난해 11월 인도를 방문해 “인도는 보호주의 장벽 뒤에서 경쟁하지 않는 산업을 육성해서는 경제적인 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인도는 인구 12억명에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되지만 몇몇 산업에 현지 상품을 일정 비율 활용하라는 규정을 도입해 시행하는 등 외국 업체의 진출을 막고 있다. KOTRA 국가정보에 따르면 인도는 2012년도에 소매업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를 개방했지만 상품을 30% 이상 현지에서 조달하라는 의무를 부과한다.

미국은 또 인도가 미국 농산물을 자국 시장에서 차단한다고 지적하고 지식재산권을 적절히 보호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인도는 미국 이민정책이 인도 유학생들과 교수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준다며 개선을 요구한다.

인도는 미국이 수출하는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다. 인도는 앞으로 5년간 300억달러를 들여 최첨단 무기를 구매할 계획이다. 미국은 보잉의 아파치 헬기와 치누크 헬기를 인도에 판매하는 등 무기와 군사 장비를 대거 수출하기를 기대한다.

인도는 세계 여섯째로 핵잠수함을 보유했다. 또 핵무기를 탑재한 사거리 5000㎞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한 5개국 중 하나다.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미국과 인도의 군사 분야 협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인도양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다가간 이슈로는 기후변화 대응이 있다. 중국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하기로 한 미국은 인도가 파리 회의를 앞두고 협조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제조업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모디 총리는 환경오염에 대해 우려한다며 신재생에너지 활용 목표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인도 경제에 짐을 지우는 기후변화 대응에 동의할지는 의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 방문 첫날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26일에는 주요 외빈으로 ‘공화국의 날’ 행사에 참석한다. 미국 대통령이 이 행사에 참석하기는 처음이다. 인도는 공화국의 날을 가장 중요하게 기린다. 헌법이 발효된 1950년 1월26일을 기념한 날이다.

미국은 모디 총리가 지난해 5월 취임하자 양국 관계 회복에 나섰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핵심 외교기조인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전략을 추진하는 일환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모디 총리를 공식 초청해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관 방문에 동행하는 등 모두 세 차례 회동하면서 모디 총리를 이례적으로 환대했다.

미국은 2005년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 주총리로 재직하는 동안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의 유혈 충돌을 방관했다며 미국 입국비자를 내주지 않았다. 양국 관계 갈등은 2013년 가정부를 학대한 혐의로 뉴욕 주재 인도 부총영사가 체포된 사건으로도 악화됐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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