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올해 금융위원회 대통령 업무보고는 창조경제를 뒷바침하기 위한 '모험자본 생태계 조성'에 방점이 찍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의 실물지원 기능을 수 차례 강조한 만큼 대출 중심의 보수적 금융구조를 깨고 기업들이 창업-성장-회수의 기업성장 단계별로 촘촘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모험자본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유망서비스업 등 미래발전 가능성이 높은 신성장 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고,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금융대출 규모도 대폭 확대키로 했다. 또 핀테크(Fin-Tech) 산업 육성을 위해 금융보안과 관련한 과잉규제를 개선하고 자금지원, 인·허가 문제 등을 원스톱으로 서비스하는 핀테크 지원센터도 설립된다.◆ 신성장 산업에 100조 공급..기술금융 확대
우선 금융위는 창조경제 지원을 위해 올 한해 총 180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중에서도 소프트웨어(SW), 컨텐츠, 보건·의료, 물류 등 미래발전 가능성이 높은 신성장 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자금을 집중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 분야에 89조2000억원이 지원된 것과 비교해도 1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자금 지원은 산업은행(36조4000억원), 중소기업은행(38조7000억원), 신용보증기금(15조6000억원), 기술보증기금(8조9000억원) 등 정책금융기관이 활용된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은 "대출 구조의 변화 등을 통해 신성장산업으로 분류되는 산업에 잔액 기준으로 100조원 정도가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인프라 구축 등 대형 투자프로젝트를 중점 지원하는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산업은행을 통해 향후 3년간 15조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며, 공동투자, 상환우선주·전환사채·장기회사채 인수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기업과 투자 위험을 분담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15조원 이상의 신규 기업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투·융자 지원도 지난해 6조5000억원 규모에서 올해는 10조5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이를 위해 통합산업은행의 투자기능도 강화키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술금융대출의 규모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간 기술금융을 통해 대출된 자금은 8조9000억원 규모다. 금융위는 올해 기술보증기금에서 3조5000억원, 온렌딩(정부가 민간은행에 위탁해 지원하는 간접대출) 3조원,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책정한 13조5000억원 등 총 20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술신용평가를 통해 재무여력이 부족하나 기술력이 우수한 창업기업 등에 대한 신용대출 확대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3000억원 규모의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와 1000억원 이상의 지식재산권(IP)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허관리전문회사(NPE) 육성도 고려중이다.
◆ 인터넷전은행 설립..핀테크 산업 육성
최근 화두로 떠오른 핀테크 관련 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우선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2000억원 이상의 핀테크 산업 지원자금을 마련해 미래창조과학부,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와 협업으로 핀테크 지원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핀테크 지원센터는 미래부가 추진중인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운영될 예정이며, 핀테크 기업들이 겪을 수 있는 법률적인 문제나 자금지원의 문제, 인·허가의 문제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게 된다.
또한 금융위는 핀테크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는 폐지하고 지나치게 세세한 금융보안 과잉 규제는 우선 순위를 매겨 점차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폐지 필요성을 언급한 보안성 심의 제도와 인증방법평가위원회는 폐지키로 했다.
금융위는 특히 액티브 엑스(Active X)가 카드사·결제대행사(PG)사에 이어 올해는 은행, 증권업 등에서 철폐될 수 있도록 사전규제를 사후점검으로 전환하고 공인인증서의 사용 의무도 폐지하는 등 전자금융 규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획이다. 다만 정 부위원장은 보안과 편의성 부분이 다소 상충한다는 지적에 대해 "사전규제는 완화해 핀테크산업이 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되, 사후적인 점검·감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보안의 문제가 소홀히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건도 금융거래 실명확인 절차, 금산분리 문제, 업무범위 설정, 보안 문제 등 여러 난제들을 감안해 조만간 세부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모험자본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은 크지만 일반적인 수준보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시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말한다. 위험을 많이 부담하게 되지만 일반적인 평균이익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 올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시작하거나, 기존 기업에서 이런 사업을 시작할 때에 필요로 하는 자금의 중요한 원천을 모험자본이라고 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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