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포토리포트] 두 얼굴의 전창진 감독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이 18일 전자랜드전에서 선수들을 향해 호통을 치고 있다.[사진=김현민 기자]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이 18일 전자랜드전에서 선수들을 향해 호통을 치고 있다.[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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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주접이야?" "니들이 그렇게 대단해?" "NBA 스타라도 된 줄 알아?" 프로농구 KT의 작전타임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전창진 감독(51)의 독설이다. 외국인 선수도 피해갈 수 없다. 때로는 차마 표현하기 힘든 거친 말이 흘러나올 때도 있고, 목이 쉴 때까지 호통을 치기도 한다. 지난 11월8일 모비스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는 화를 참지 못하고 양복 상의를 벗어 바닥에 팽개치며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호랑이'로 불리는 전 감독은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다혈질이다. 코트 위에서 보이는 그는 독설가로만 비치기 쉽다. 하지만 선수들은 모두 그가 실제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지도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팀의 주포 조성민(30)은 "너무 크게 호통을 치셔서 깜짝깜짝 놀랄 때도 있다. 하지만 애정의 표현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 선수들은 모두 감독님이 실제로는 따뜻한 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 감독은 정이 많은 남자다. 꾸중을 들어 기가 죽어있는 선수에게 따뜻한 문자를 보내 격려한다. 본인은 술을 못하지만 슬럼프에 빠져 괴로워하는 선수가 있으면 감독방으로 불러 술을 따라준다. 또 선수들뿐만 아니라 프런트, 선수단 운전기사, 체육과 식당 아주머니 등을 대상으로 한 크리스마스 자필 카드는 이미 유명한 연례행사다.

외국인 선수에게도 마찬가지다. 사비를 들여 찰스 로드(29)의 아들인 찰스 로드 3세(1)의 돌잔치를 열어주는 등 배려한다. 그러기에 로드도 전 감독이 아버지라도 되는 양 따른다. 겉으론 매섭게 몰아붙이지만 뒤에선 마음을 얻는 세심함과 베풀 줄 아는 마음씨가 그의 주변으로 사람을 모은다. 알고 보면 그도 '따뜻한 남자'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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