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분의1초 존재했다 사라지는 '수퍼옥소' 규명

친환경 대체 에너지, 인공 촉매 개발 가능할 듯

▲철(III)-수퍼옥소 종의 X-선 단결정 구조.[사진제공=미래부]

▲철(III)-수퍼옥소 종의 X-선 단결정 구조.[사진제공=미래부]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100만분의1초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철(III)-수퍼옥소(이하 수퍼옥소)'의 구조가 규명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찰나에 일어나는 중간체 구조가 밝혀지면서 인공 촉매시스템 개발에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퍼옥소는 생체 내 대사반응의 감초 역할을 한다.

국내 연구팀이 주축이 돼 산소가 활성화될 때 나타나는 중간체인 수퍼옥소의 결정구조를 밝혀냈다. 앞으로 생체 내 산소활성화 과정을 모방한 친환경 화합물 처리기술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소활성화 과정이란 산소가 전자와 결합해 환원된 불안정한 활성산소로 전환되는 과정을 말한다. 수퍼옥소는 산소(O2)에 전자 하나가 결합된 반응성이 매우 강한 물질이다. 생체 내 대부분의 활성산소 종 생성의 출발이 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세포 내 산소화 효소를 모방해 공기 중의 산소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촉매가 개발되면 다양한 화학반응 공정에 활용할 수 있다. 산소화 효소는 산소를 활성화시켜 얻은 여러 중간체를 이용해 산소를 운반하거나 각종 물질대사 반응에 참여하는 생체단백질이다. 산소 활성화 과정에서 생성되는 중간단계의 화합물인 수퍼옥소 종이 워낙 불안정해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세포가 가지고 있는 철을 함유한 산소화 효소를 모방한 인공효소를 합성하고 이를 이용해 저온에서 안정적인 수퍼옥소 종을 만들고 그 단결정을 얻는 데 성공했다. 산소 활성화 과정에서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수퍼옥소 종의 구조를 포착한 것이다. 앞으로 공기 중에 풍부한 산소를 이용한 친환경화학공정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단결정 분석결과 수퍼옥소 종이 두 개의 산소원자가 철을 중심으로 T자형으로 결합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전자를 다른 화합물에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받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실제 수퍼옥소 종이 망간화합물에 산소 분자를 전달할 수 있음을 파악했다. 이번 연구는 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남원우 교수, 홍승우 박사와 스탠퍼드대 솔로몬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 12월16일자((논문명 : Crystallographic and spectroscopic characterization and reactivities of a mononuclear non-haem iron(III)-superoxo complex)에 실렸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발전시켜 산소 분자 활성화 반응의 역반응인 산소-산소 결합 반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친환경 대체 에너지나 촉매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