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종어보', 내년 3월 국내로 돌아온다

덕종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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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시애틀미술관 '덕종어보' 반환 합의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미국에 있는 '덕종어보'가 내년 3월 국내로 돌아온다. 덕종은 세조의 장남으로 성종의 아버지로 왕으로 추존되기 전에는 의경세자(懿敬世子)로 불렸으며, 1455년 세자에 책봉됐으나 병약해 20세에 요절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덕종의 능인 '경릉(敬陵)'이 있다. 덕종어보는 1471년(성종 2)에 성종이 덕종(德宗, 1438~457년)을 ‘온문의경왕’(溫文懿敬王)으로 추존하고자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된 것으로,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종묘 영녕전 책보록'에 따르면 1924년까지 종묘에 보관돼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번 반환은 문화재청과 미국 시애틀미술관의 합의에 의한 것이다. 현재 덕종어보는 시애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데, 이는 어느 미국인 문화재애호가로 부터 1963년 기증받은 것이었다. 이 애호가는 덕종어보를 기증하기 직전해인 1962년 뉴욕에서 구매했었다.

문화재청은 덕종어보 반환을 위해 지난 7월 국립문화재연구소를 통해 시애틀미술관에 입장을 전달했고, 그달 시애틀미술관과 직접 협의를 진행했다. 시애틀미술관은 협의 과정에서 덕종어보를 반환할 뿐만 아니라, 인수(印綬, 어보에 달린 끈으로 2008년 서울시 매듭장 김은영 씨 제작)까지 함께 기증하겠다는 입장을 알려 왔다. 시애틀미술관은 기증자 유족에게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한편, 지난달 12일 미술관 이사회의 승인을 받는 등 협조해 왔다.이와 함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 실태조사를 통해 덕종어보가 진품인 것을 확인했다. 연구소는 "위엄 있고 단정한 모습의 거북뉴(龜紐, 거북의 형상을 새긴 도장의 손잡이)가 인판 위에 안정감 있게 자리 잡고 있으며, 거북의 눈과 코, 입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조선왕실의 위풍당당하고 굳건한 기상을 잘 나타나 있는 조선 전기의 어보"라고 평가했다.

덕종어보는 내년 3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양 기관의 관계자, 기증자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환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덕종어보 환수가 완료되면 내년 상반기 중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 한미 공조를 통해 압수된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조속한 환수를 위해 문화재청과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간에 지속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초에 국내로 반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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