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세, 세계 기후변화 대처에 찬물

화석연료 사용 급증세…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 합의 시급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떨어지는 국제유가가 기후 변화 대처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페루 리마에서 제2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관련국들 사이에서 유가 하락에 따라 원유 등 화석연료 사용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장국인 페루의 가운데 의장국인 마누엘 풀가르-비달 페루 환경장관은 "최근 유가 하락으로 기후변화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시급성이 더 커졌다"면서 "각 국가들의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원유 값이 싸지면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풀가르-비달 환경장관은 글로벌 원유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각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한 등 규제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약속들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각 국가가 이미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메커니즘이 된다"고 강조했다.

190개 회원국들이 모인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은 국제 유가가 5년래 최저치로 내려간 가운데 개최됐다. 지난 5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65.84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9년 7월이후 최저치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7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급락하는 유가가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할 필요성을 더 높인다는 주장도 나왔다.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유가는 하락할 때도 있고 올라갈 때도 있다"면서 "원유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역으로 신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려야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재생 에너지야 말로 비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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