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외이사 "거취 논의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김영진 KB금융 사외이사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김영진 KB금융 사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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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이장현 기자] 주전산기 교체 논란으로 촉발된 KB사태의 책임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중 일부가 연임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이사로 임명된 3명의 이사들까지 연임을 포기할 지는 합의되지 않았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5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확대경영전략위원회를 열고 'LIG손보' 인수건을 논의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예상보다 길어져 4시간이 지난 오후 7시에나 마무리됐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조재호 이사는 거취 논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논의는 있었다"고 짧게 답했다. 나머지 사외이사 7명은 거취에 대해 함구한 채 KB금융을 빠져나갔다.전날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임시 간담회를 갖고 연임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들이 거취에 대해 오랜 시간 논의했음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은 올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조재호·김명직·신성환 등 3명의 사외이사까지 연임을 포기할 지 결정하진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KB 내부 규정에 따라 사외이사들은 1년 씩 최대 5년까지 연임할 수 있어 내년에 임기 5년을 채우는 고승의 이사를 제외한 김영진·황건호·이종천·김영과 등 4명의 이사는 연임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1일 이경재 전 이사회 의장은 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과 함께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한편, KB금융 사외이사들이 금융당국의 사퇴 압박을 '반쪽'만 수용하면 금융위원회가 이달 중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LIG손보 인수 승인을 또 보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그동안 금융당국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 건과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을 연계하며 사외이사들의 즉각적인 사퇴를 간접적으로 압박해 왔다. 또 금융감독원이 현재 KB금융에 대한 부분검사를 실시하면서 사외이사들의 부담감은 더 커졌다. KB금융의 현 지배구조가 LIG손보를 경영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내부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자회사 관리능력을 제대로 갖췄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는 금융위가 전체회의에서 KB금융의 LIG인수 승인을 결정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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