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엔터테인먼트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빅뱅 멤버 지드래곤과 태양이 힙합유닛으로 돌아왔다. 데뷔 이후 이들 앞에 종종 붙는 수식어는 '악동'이었다. 틀에 박힌 것을 거부하는 자유롭고 반항적인 매력은 대중들이 이들을 좋아하는 이유고, 또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만난 지디태양의 첫인상은 조금 놀라웠다. 늘 거침없어 보이던 이들이지만, 시작 전 긴장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조심스럽고 예의바르게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놨다. 선하고 반짝이는 눈빛도 인상적이었다. 무대 위에서보다 실제 모습이 더욱 건들거리는 몇몇 아이돌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었다. 두 사람이 세상에 선보인 곡의 제목은 '굿보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솔직한 이야기를 터놓은 이들을 보니 '악동'보다는 '굿보이'에 가까워보였다. 반항적이기보다는 착하고 귀엽다는 표현이 더욱 적합했다. 역설적으로,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이들의 카리스마와 열정이 얼마나 많은 연구와 노력의 산물인지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하 지디태양과의 일문일답.
-무대에서 떨어졌는데 몸은 괜찮나?
지디 어떻게 알았나. 창피해서 그 얘기는 안하고 싶었다. 하하. 그날은 좀 아프고, 콘서트 내내 좀 아팠다.
태양 무대에서 가수가 떨어지는 건,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격이다. (일동 웃음)
-어떻게 둘이 나오게 됐나
태양 아무래도 각자가 바빴다. 둘이서 프로젝트 유닛이 안 나왔을 뿐 각자 앨범이나 이런 데서는 피처링 개념으로 듀엣 비슷하게 했다. 다만 유닛으로 발표한 적은 없었다. 솔로 앨범 가운데 지용이가 상당 부분 참여를 해줬다. 빅뱅 앨범을 같이 작업하면서 둘이서 작업실에서 있는 시간이 가장 길었다. 사장님이 지금 곡은 둘이서 하는게 좋겠다고 해서 같이 했다.
-13세때부터 같이 지냈는데, 새롭게 발견한 점은?
지드래곤 새로운 매력은 못 느꼈다. 워낙 오래되서. 우리의 바람이자 하고 싶은 활동계획은 데뷔를 한 이후에 각자 위치에서 퍼포먼스적으로나 곡적으로나 여러가지를 당연히 해야만 했다. 사람들이 봤을 때 아마추어 티가 난다던지 조금이라도 불편한 느낌을 안 주고 완벽히 나와서 곡이 멋있고 편하고 무르익은 그런 느낌을 내자는게 목표였다. 이번 무대도 기대하고 있다.
-앨범으로 내도 괜찮지 않았을까.
지드래곤 지디태양이 앨범으로 나와서 사장님이 틀을 잡으라고 했다면 더 많은 고민도 했을거다. 아마 색도 바뀌고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봤을 것 같다. 시작 단계에는 어찌 나올지, 뮤직비디오를 찍을지 말지도 몰랐던 프로젝트였다. 만약 앨범을 냈으면 개인적으로 재밌는 앨범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둘이 마찰은 없었는지?
지드래곤 태양이랑은 한번도 마찰이 없었다. 태양도 내 스타일을 알고 해서 서로 다른 디렉션이 없이 서로가 원하는 뭔가를 해줬기 때문이다. 지디앤탑은 래퍼와 래퍼니까 내가 탑형의 녹음을 들어보고 수정하고, 형이 내 것을 수정하곤 했다. 서로 자꾸 래퍼간의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그러다보니 곡 퀄리티가 더 좋아져서 다행이지만..태양과 나는 노래와 랩이라서 좀 더 맞추는 느낌이었다.
지디태양(YG엔터테인먼트)
-유닛의 좋은 점은 뭔가
태양 사실은 빅뱅 다섯이서 하다보면 어떤 게 힘드냐면 개개인 스케줄이 많다. 앨범 퀄리티가 좋으려면 누가 녹음을 하던간에 주체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우리는 스케줄이 없으면 작업실에 있어서 어떤 거든 하기가 수월했다. 시간적으로도 보컬이 들어간 부분을 녹음해놓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지용이와 내가 서로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부분이 많아서 힘든 게 전혀 없었다.
-빅뱅 앨범과는 다른 느낌이다
지드래곤 솔로 앨범 때나 유닛 활동할 때보다 빅뱅은 대중들에게 큰 그룹이니까 음악 하나를 작업할 때 있어서 대중그룹이기 때문에 원래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기보다는 많은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 어려운 숙제고, 풀어야 하는 문제다. 조금씩 앨범 발매가 미뤄지는 것도 사실이다. 해가 지날 때마다 '이번 앨범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다보니 3년이 지나서 계속 내겐 부담으로 작용한다.
-'굿보이'는 대중적이지 않은 노래인 것 같다
지드래곤 그렇다. '굿보이'는 대중성을 전혀 고려 안 했다. 빅뱅이 아닌 다른 음악을 우리가 할 때는 말 그대로 우리가 좋아하는, 즐겨듣는,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많이 생각해서 곡을 쓴다. 이번 노래 또한 가사에 많은 의미를 담고 그러진 않았다. 보고 부르는대로 의미가 전달이 되고 좀 더 쉽게 만들고 좀 의미가 없더라도 뽑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중점으로 작업했다. 어찌 보면 뻔할 수도 있고 뻔하지 않을 수도 있는 방향인 거 같다.
-무대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지드래곤 MAMA가 첫 무대다. 아무래도 처음이기도 하고 공식석상이니 떨리고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한 걱정도 있는데 해오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어떤 모습을 보여서 이슈를 끌어내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다. 그때 느낌과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모든 게 좌지우지 되는 거 같다. 나와 태양이 투어를 도는데, 기분좋은 무대를 하면 보는 사람들도 기분좋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투어를 오래 돌고 있는데 나태해지지는 않나
지드래곤 2~3년 째 한 앨범으로 같은 투어를 돌고 있어서 죄송한 마음이 있다. 계속해서 매년 새 앨범이 나오거나 하면, 보는 사람들이 신선하고 보러 오는 맛이 있을텐데 그렇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같은 노래를 계속 하면 우리도 재미가 없다. 그래서 이번에 예전 곡들부터 한곡 한곡 다른 노래처럼 편곡을 많이 시도를 했다. 편곡만 해도 네다섯 번 엎었다. 기존에 부른 노래지만 듣는 사람도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거다.
태양 무대 자체도 지금까지 한 것과 완전히 다르게 준비했다. 이번 무대까지는 괜찮은 거 같다. 하지만 내년까지는 사실 같은 거로 할 수도 없다. 이제 더이상 아이디어가 없다. 앨범이 나와야 한다. 하하.
-빅뱅도 어느덧 중견가수인데, 후배들을 바라보는 입장은 어떤가
지드래곤 우리 앞가림이 바빠가지고 마냥 예전처럼 후배들을 지켜볼 수는 없다. 투애니원은 처음부터 어찌 만들어지고 연습하는지 모든 과정들을 다 봐왔기 때문에 좀 더 무대도 패밀리 같은 개념이 있었다. 그땐 좀 더 무대 하나라도 잘하면 기쁘고 뿌듯했는데 지금은 시스템이 바뀌어서 신인들이 하는 다큐라던지 방송을 통해 후배들을 접한다. 사실 우리도 계속 외국 투어라던지 각자 스케줄 때문에 하나하나 가까운 데서 보진 못했다. 그래서 오히려 팬의 입장으로 본다. 바비나 하이수현 등 후배들이 인기를 얻는 것에 대해 기분 좋다.
태양 개인적으로도 그런 기분이 비슷하다. 우리 일 하기도 바쁘고 누군가를 아직 돌봐주기엔 할 일이 너무 많은 거 같은 느낌이다. 회사가 커지면서 연습생들만 하는 연습실이 따로 있고 신인들이 따로 하는 스튜디오가 생기다보니 만날 일이 많이 없다. 어떤 친구들인지 사실 TV로 보는 게 다인거 같다. 워낙 걸그룹도 그렇고 너무 어린 친구들이 나오니까 그렇게 많은 공감대가 있지는 않은 거 같다. 세대차이가 조금씩 느껴진다. 개념 자체가 다른 세대라는 느낌을 받는다. 패밀리는 패밀리인데, 명절 때만 보는 먼 친척 느낌이다.(웃음)
-아이돌이기에 음악성이 평가 절하된다는 생각은 안하나?
지드래곤 아이돌이라 좋은 점이 있었고 그래서 우리가 생긴 거다. 이후에 아이돌의 나쁜 점도 생기는 거고 힙합하는 친구들이 보기에는 아이돌이라면 색안경을 끼고 보기 마련이니까 안 좋은 점이 많이 부각이 된다. 기존에 있는 실력이나 여러가지가 저평가 될 수는 있다. 그런데 내가 봤을 때는 보는 분들이 듣고, 잘하면 잘하고 못하는 거지 아이돌이라 잘하고 못하는 문제는 아닌 거 같다. 사람 문제인 거 같다. 아이돌이든 그냥 래퍼든 그저 잘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빅뱅은 악동 같은 느낌이 강한데, 본인들이 보기엔 '굿보이'인가?
지드래곤 그렇다. 나는 굿보이다. 정말 착하다. 하하하.
태양 놀라는 분들이 많다. 우리는 악의가 없다. 아기 말고 악의. (일동 웃음) 무대에서 보여지는 모습을 보고 우리를 실제로 보면 놀라는 사람이 많다. 아무래도 굿보이인 거 같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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