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의 호주 습격 "스콧 잡으러"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 호주서 '2연패' 도전, 스콧과 맞대결

로리 매킬로이(왼쪽)와 애덤 스콧.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로리 매킬로이(왼쪽)와 애덤 스콧.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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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2013년 12월1일.

세계랭킹 2위 애덤 스콧(호주)은 호주 시드니 로열시드니골프장(파72)에서 열린 에미리트 호주오픈(총상금 125만 달러)에서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진기록을 눈앞에 뒀다. 호주 PGA챔피언십과 호주 마스터스에 이어 '내셔널타이틀'까지, 이른바 호주의 3대 메이저를 싹쓸이하는 위업이다. 그것도 4타 차 선두로 3라운드를 마쳐 이미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막판에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100만 달러의 초청료를 받고 출전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ㆍ당시 세계랭킹 6위)다. 스콧이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로 고전하는 동안 6언더파를 몰아치며 순식간에 1타 차 역전우승(18언더파 270타)을 차지했다. 특히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스콧이 보기를 범하는 동안 우승버디를 솎아내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매킬로이가 27일 호주골프장(파72)에서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 다시 등판하는 이유다. 23일 유러피언(EPGA)투어 2014시즌 최종전 DP월드투어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이 끝나자마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서둘러 시드니로 날아갔다. 물론 타이틀방어라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매킬로이에게는 더욱이 올 시즌 '제2의 전성기'를 여는 출발점이 지난해 이 대회였다는 각별한 의미도 있다.

나이키와의 스폰서계약 이후 골프채에 대한 부적응으로 하염없이 내리막길을 걷던 시점에서 호주원정길을 통해 '우승하는 법'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 유러피언(EPGA)투어 BMW PGA챔피언십을 제패해 확실하게 부활포를 터뜨렸고, 7월과 8월에는 디오픈과 브리지스톤,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연승'이자 3개 대회 연속우승의 위업을 달성해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대한 욕심까지 내비쳤다. "잭 니클라우스와 게리 플레이어가 호주오픈 우승과 근접한 시점에서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대목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일찌감치 내년 4월 마스터스를 정조준했다. "연말에 잠시 휴식을 위한 뒤 내년 초 곧바로 연습을 시작할 것"이라며 "2015시즌 첫 대회는 1월 EPGA투어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스콧에게는 당연히 설욕전이다. '넘버 1'과, 그것도 홈그라운드에서 벌이는 맞대결이다. 23일 호주 멜버른 메트로폴리탄골프장(파72)에서 끝난 호주마스터스에서 2위에 올라 실전 샷 감각도 충분히 조율했다. 현지에서는 세계랭킹 14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던롭피닉스를 마치고 호주에 도착했다는 점도 관심사다. 국내 팬들은 강성훈(27)과 김비오(24ㆍSK텔레콤) 등 영건들에게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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