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대북 정제유 수출만 늘렸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 원유수출 10개월째 전무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중국이 올해 들어 10개월째 통계상 북한에 원유 수출을 전혀 안 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정제유 수출은 크게 늘렸다.

한국무역협회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북·중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 실적은 전혀 없다.지난해 중국의 대북 수출품목 가운데 원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사실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52만t 정도의 원유를 수출하다 지난해에는 57만t으로 수출 규모를 늘렸다가 올해는 수출실적이 전혀 없다.

북한 전문가들이나 정부는 중국이 갑자기 북한에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기 보다는 단순히 공식 통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중국에서 북한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송유관이 있는 데 장기 폐쇄했다가 재가동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중국이 이를 폐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원유를 공급하고도 통계에 잡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반면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의 대북 수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모두 1억3000만 달러 가까이 수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의 증가율을 보였다. 북한의 정제유 공급은 오히려 크게 늘고 있는 셈이다.북한 수도 평양시내를 돌아다니는 택시 숫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의 대북 수출은 원유 수출 실적이 없는데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중국의 대북 수출액은 28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줄었다. 휴대전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증가했다.특히 지난 10월 한 달 수출 규모가 750만달러로 전체 수입품목 가운데 4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많았다. 북한내 휴대폰 가입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수요가 늘어난 게 원인으로 꼽힌다.이어 컬러 TV 수신기기도 670만 달러어치 수출됐다.

반면, 대북 수입은 23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북한 입장에서는 열 달 동안 중국에 5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본 것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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