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日같은 디플레 가능성 배제못해…금리인하 필요"

<자료=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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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일 최근 국내경제가 수요부진에 따른 성장세 둔화와 인플레이션 하락이 상당 기간 지속됨에 따라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사실상 금리인하를 주문했다.

이재준 KDI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한 '일본의 90년대 통화정책과 시사점'보고서에서 "일본으로부터의 중요한 교훈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비대칭적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며,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해서는 신속한 통화완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KDI는 특히 통화당국이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자연실질금리의 하락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기대 인플레이션의 하락을 감지하지 못하고 금리정책을 수행할 때, 디플레이션의 위험이 커질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DI는 과거 1990년대 일본경제의 장기침체 및 디플레이션은 기본적으로 수요부진에 대한 적절한 정책대응에 실패한 데서 촉발된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침체 초기 경제여건에 대한 낙관적 인식을 바탕으로 소극적 정책대응을 지속함으로써 경기침체의 장기화 및 디플레이션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의 정책당국은 디플레이션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지 못하였으며, 디플레이션에 대한 판단오류가 초래할 위험성을 경시했다. 특히 통화당국은 경기 및 물가 안정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되며,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하락이 초래할 수 있는 영향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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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당시 일본은행은 통화정책의 핵심목표에 대한 인식이 분명치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물가안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 및 운용체계를 마련하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수년간 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 범위를 크게 하회해 1%대에 머물고 있으며,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최근 0%에 근접할 정도로 하락하면서 일본과 같은 디플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인데 통상 그 나라 국민경제의 물가 수준을 나타낸다.

이재준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하락할 경우 명목금리 인하의 부양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물가안정목표 준수에 대한 통화당국의 명확한 의지 표명이 필요하다"면서 "일단 디플레이션이 고착화될 경우, 금융부채나 재정 등에 심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정책대응 수단도 제한되므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선제적으로 마련하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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