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름표 의료기기, 미국시장 첫 선

삼성메디슨 'RS80A' 이번주부터 판매… 신수종 사업 주력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삼성메디슨이 처음으로 ‘삼성’ 브랜드를 달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중저가 위주의 제품별 각기 다른 브랜드로 유럽과 미국 시장에 나선 바 있지만 ‘삼성’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의 합병 등 그룹 내 의료기기 및 바이오·제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삼성 글로벌 의료사업의 첫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수인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조수인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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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영상의학과용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RS80A’의 미국 판매를 이번주부터 시작했다. 당초 7월부터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의료기기 사용 인허가 과정과 국내 및 유럽에서의 시장 평가 조사가 다소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RS80A’는 그동안 중저가 시장만 타깃으로 삼던 삼성메디슨이 전략을 바꿔 내놓은 대표 프리미엄 의료기기다. 심장과 복부는 물론 유방과 갑상선 조직의 진단을 돕는 초음파 진단기로 지난 6월 첫 생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사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도 관심이 높았다. 실제 삼성전자의 최첨단 영상 처리 엔진인 ‘S-Vision Architecture’는 HD급 화질의 진단 이미지를 구현했고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이 접목된 LED 모니터는 고해상도 연출을 가능하게 했다. 여기에 삼성메디슨은 정확한 체내 조직 진단을 위해 고성능 프로브를 탑재했다.

무엇보다 삼성메디슨이 제품 출시부터 ‘삼성’ 브랜드를 사용한 첫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메디슨은 인수로 인한 시장에서의 혼란을 감안해 ‘아큐빅스’, ‘소노에이스’, ‘유지오’ 등 제품에 따라 각기 다른 브랜드를 혼용했다.하지만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일된 브랜드를 사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여기에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힌 ‘삼성’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 역시 시너지 효과가 높다고 판단했다. 앞서 시장에 내놓은 산부인과 장비인 ‘WS80A’의 브랜드를 최근 삼성으로 모두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의 5대 신수종사업으로 의료기기 분야에 그려지고 있는 행보도 괘를 같이 한다. 당초 삼성메디슨을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로 넘기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의료기기를 신규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삼성메디슨이 사업 주체가 돼야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계열사에 흩어진 의료 관련 분야까지 삼성메디슨에 통합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이다. 의료기기와 연계된 바이오·제약분야도 마찬가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스위스 출장에서 다국적 제약 기업 로슈를 방문하며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삼성메디슨은 의료기기 브랜드로서의 삼성 론칭으로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의 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30일부터 내달 5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영상의학회(RSNA)에 조수인 사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현장을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초음파영상진단기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이 10% 못 미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기술이 집약된 의료기기라는 점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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