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권 단독콘서트, 겨울의 시작을 '재회'의 온기로 감싸다(리뷰)

나윤권 /케이튠이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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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어느덧 입동이 지나고 겨울이 시작됐다. 매서운 찬바람이 사람들을 움츠리게 만드는 가운데, 얼어붙은 마음을 목소리 하나만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는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나윤권, 최근 군복무를 마치고 '이프 온리'로 가요계에 컴백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단독콘서트로 직접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자 나섰다. 나윤권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단독콘서트 '재회'를 개최하며 쌀쌀한 겨울밤 공연장을 훈훈하게 물들였다.
나윤권 /케이튠이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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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포문을 연 곡은 '나를 불러'였다. 나윤권은 조용히 무대에 등장해 팬들의 박수갈채와 함께 이 곡을 열창했다. 지난 2012년 군입대를 앞두고 팬들을 향한 그리움을 담아 발표한 싱글답게 이는 이번 공연의 타이틀인 '재회'에 걸맞은 선곡이었다.

나윤권은 이어 '동감' '중독' 등 추억 속에 자리한 노래들을 꺼내들었다. 그의 잔잔하면서도 힘 있게 깔리는 목소리는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OST '술래잡기'를 부를 때는 이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나윤권 /케이튠이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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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첫 번째 게스트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가수 겸 작곡가인 에스나, 그는 소유X정기고의 히트곡 '썸' 작곡가로 유명하다. 에스나와 나윤권은 '안부'를 열창하며 감미로운 하모니를 선사했다. 이는 지난 2005년 별이 발표한 곡으로, 나윤권은 피처링에 참여한 바 있다. 에스나는 또 자신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썸'을 영어 버전으로 색다르게 편곡한 솔로무대를 가졌다. 그의 호소력 깊은 보이스와 폭발하는 가창력은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무대가 끝나고 그가 퇴장하자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나윤권 /케이튠이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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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이벤트의 시간도 펼쳐졌다. 나윤권은 최근 연인과 3000일을 맞이한 한 팬의 사연을 읽어 내려갔다. 오랜 시간을 함께 공유하며 온갖 역경을 건너 온 이들 커플의 사연은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나윤권은 사연의 주인공들을 무대 위로 불렀다. 그는 "이제부터 굉장히 민망한 짓을 시작하겠다"라며 커플을 의자에 앉히고 이들의 미래를 축복하는 노래 '그대가 있어 웃는다'를 선사했다. 무대는 이들 남녀의 키스로 끝을 맺었다. 이는 관객과 한 마음으로 즐기는 코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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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게스트가 등장하자 공연장 분위기가 갑자기 끓어올랐다. 나윤권이 에스나에 이어 초대한 또 다른 손님은 가수 김조한. 그는 등장과 함께 '사랑에 빠지고 싶다'를 선사했다. 그의 화려한 기교는 '국내 알앤비 대부'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무대를 연출했다.

김조한은 "윤권이와는 정말 친한 사이다. 왕래도 잦고, 특히 내 피자집에 자주 찾아온다"라며 "이번 공연에 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나윤권도 "김조한 형님에게는 데뷔 때부터 신세를 졌다. 이번 출연 부탁도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정말 고마운 은인"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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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수들의 곡들을 리메이크한 무대도 돋보였다. 먼저 눈에 띈 것은 빅뱅 태양의 '눈코입'을 나윤권식으로 약간은 코믹하게 소화해낸 모습을 담은 VCR이었다. 그 안에서 나윤권은 공익근무요원 복장에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란 가짜 문신을 새기고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여가' '판타스틱 베이비' '로스트 스타즈' 등의 무대도 바로 이어졌다. 나윤권은 "모두 일어서 달라"며 참여를 부추겼고, 대부분의 관객들은 리메이크 무대가 끝날 때까지 스탠딩으로 높아지는 흥분을 분출했다. 나윤권은 안무까지 절묘하게 소화해내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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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곡은 '이프 온리'와 '뒷모습'이었다. 그의 애절한 멜로디는 따뜻한 겨울밤 공연의 끝을 암시하며 달아오른 감정들을 갈무리했다. 앙코르곡으로는 '나였으면'이 선곡돼 객석을 빼곡하게 채운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나윤권은 "벌써 데뷔한지 10년이 지났다. 1위는 못 해봤지만 계속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라며 감회를 전했다. 그의 말에는 진정성이 묻어났다. 이번 공연은 겨울이 시작되는 자리에서 잠시나마 사랑과 그리움의 온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자리였다.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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