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 홍콩경매, 존 챔벌린·제프쿤스 작품 나온다

존 챔벌린, 하이드로젠 주크박스

존 챔벌린, 하이드로젠 주크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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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다음달 서울옥션이 개최하는 홍콩경매에 존 챔벌린, 제프 쿤스, 앤디 워홀 등 서구 현대미술 거장과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 해외 컬렉터들이 주목하는 김환기, 김창열, 남관, 그리고 한국 단색화 그림들이 출품된다. 총 130억원 규모, 80여 점의 작품이 나온다.

다음달 24일 오후 5시 열리는 '제14회 홍콩경매'에 앞서 서울 평창동 본사에서 프리뷰가 31일 부터 다음달 4일 까지 진행되며, 이어 23일 부터 24일까지 양일간 경매 장소인 그랜드 하얏트홍콩에서 전시를 갖는다.이번 경매 가장 이목을 끄는 작품은 추정가 10억~15억원인 존 챔벌린의 ‘하이드로젠 주크박스’다. 세로 150, 가로 73, 높이 242cm 크기의 1988년 작이다. 빨간색과 노란색, 파란색 등 다양하게 사용된 색채와 역동적인 형태, 뒤엉키고 구겨진 모서리에서 뿜어지는 에너지를 통해 사회와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다.

뉴욕의 현대미술가 존 챔벌린의 작품은 아시아 경매회사로는 처음으로 서울옥션에서 출품된다. 존 챔벌린은 현대문명사회가 배출하는 자동차 부품과 기타 철제 폐품 등을 소재로 작업하는 아상블라주 작가이자 ‘정크 아트’의 대표 작가이다. 현대미술의 혁명은 오브제의 탄생에서부터 출발하는데, 챔벌린의 작업을 포함한 아상블라주 계열의 작업에서 꽃을 피웠다. 그는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현대 도시의 파괴되고 버려진 폐품을 소재로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챔벌린의 작품 가운데 최고가는 2011년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478만6500달러(우리돈 약 50억1300만 원)에 거래된 1958년 조각이다.

세계미술시장의 스타 작가 제프 쿤스의 1991년 작 ‘꽃의 언덕’도 추정가 22억원에 재출품된다. ‘꽃의 언덕’은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던 포르노그라피적인 'Made in Heaven' 연작 중 하나이다. 제프 쿤스의 키치 예술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바로크와 로코코 장식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제프 쿤스에게 '꽃'은 삶의 과정을 상징하며, 자신의 사춘기 이전의 성적 욕망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이번 작품은 유리를 소재로 사용한 조각으로 세로 110, 가로 94, 높이 45cm 크기다. 제프쿤스는 지난해 11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풍선개’가 5840만달러 (약 612억원)에 판매되며 생존 작가의 작품 경매가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오는 다음달 소더비와 크리스티 뉴욕의 이브닝 세일에 그의 조각이 현대미술 대표작으로 출품되기도 한다. 최근 미국 휘트니 미술관에서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우며 성황리에 전시를 마치기도 했다.
제프 쿤스 작품

제프 쿤스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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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판즈, 여성 초상

정판즈, 여성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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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작가의 작품으로는 정 판즈의 ‘초상’ 2점이 출품된다. 정 판즈의 작품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집계한 현대작가의 경매총액 순위에서 4위에 오를 만큼 수요가 증가했다. 이번 출품작은 남과 여의 초상 두 작품이다. 그 중 여성의 초상은 작가의 작품 대부분이 남자가 주인공이라는 비추어볼 때 보기 드문 작품이다. 붉게 표현된 가슴과 손, 갖가지욕망과 콤플렉스를 가진 얼굴 표현을 통해 우리의 자화상을 표현하고 있다. 모두 2007년 작품으로 크기는 세로 219.5, 가로 45cm다. 추정가는 각각 13억~15억원. 중국 근현대 산수화의 대가 자 요우푸(賈又福)의 ‘생명의 나무’도 출품된다. 고원의 설경을 주제로 한 산수화로 그의 화풍과 품격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러해 전 산시성의 농촌을 여행한 기억을 그림으로 옮긴 이 작품은 농촌의 생활과 고원의 풍경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가로 세로 68.5 cm, 추정가는 1억원이다.

국내 작가로는 김환기의 푸른색 점화인 '무제 25-V-70 #173'가 추정가 9억원에, 국민화가로 꼽히는 박수근의 1960년대 작품 '고목과 여인'이 추정가 6억원에 나온다. 또 이우환 작가의 '선', '점', '바람', '조응' 등 시리즈별 작품이 모두 출품되며 김창열 작가의 1970~2000년대 물방울 작품들과 정상화, 하종현, 박서보 등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도 등장한다. 정상화의 작품은 지난 10월 6일 소더비 홍콩에서 개최한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에 출품되어 낮은 추정가의 네 배 이상이 되는 184만 홍콩달러(한화 약 2억5000만원)에 낙찰되며 해외 컬렉터들의 한국 단색화에 대한 관심을 증명하기도 했다. 더불어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 작품 ‘보이스 복스’와 ‘세기말 인간’, 남관의 1981년 작 ‘추상’, 오치균의 ‘감’, 김흥수의 ‘구성’ 등 한국 근현대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서울옥션 이학준 대표이사는 "그 동안 중국 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있는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아시아 미술시장을 중심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재조명받고 있다"며 "홍콩과 중국 본토에서 서구 현대미술 작품이 수용되는 분위기를 보이며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출품작을 엄선하여 구성한 이번 홍콩 경매는 전 세계 미술계와 컬렉터들의 관심 속에 그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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