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유가 공조 붕괴‥브렌트유 4년내 최저가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조 붕괴로 국제유가가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기준(벤치마크)로 활용되는 북해산 브렌트유는 13일(현지시간) 1.32달러(0.15%) 하락한 88.8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0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미국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도 배럴당 8센트(0.1%) 떨어진 85.74달러를 기록하며 22개월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글로벌 경제의 부진으로 수요 증가 둔화가 예상되는 반면 미국의 셰일가스 붐을 비롯한 산유국들의 적극적인 공급확대로 꾸준히 약세를 보여욌다. 최근엔 OPEC 회원국간 균열까지 겹쳤다. OPEC는 그동안 회원국들의 원유 생산량 조절을 통해 원유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특히 유가 하락 요인이 발생하면 감산카드를 꺼내 회원국들의 이익을 보호해왔다.

그러나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OPEC내 공조체제는 급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다. OPEC내 좌장역할을 해온 사우디아라비아부터 증산과 함께 유가 인하 정책을 내세운 시장점유율 사수에 나섰다. 지난 주 아시아와 미국시장에 각각 배럴당 1달러와 45센트 내린 가격으로 공급을 결정한 데이어 유럽시장에도 비슷한 조건을 제시했다. 사우디측은 “유가가 80달러로 내려가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쿠웨이트와 이라크 역시 잇따라 원유 공급가를 내리며 시장 확보 경쟁에 가세했다. 특히 알리 알-오마이르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지난 12일 "(오는 11월) OPEC 석유장관 회의에서 감산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혀 유가의 추가 하락을 예고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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