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외치는 김승연… 한화, 주력사업 재편

합치고 없애고, 비핵심사업 정리 속도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를 앞두고 그룹 내 비핵심사업 정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내 흡수합병과 사업부문 매각이 대표적으로 김 회장 복귀 전까지 주력사업 위주의 경영환경을 조성해놓겠다는 복안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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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한화가 추진한 한화테크엠과의 흡수합병이 이달초 최종 마무리됐다. 8월 이사회 승인 후 한 달여간의 채권자 협의기간이 마무리된 데 따른 것으로 사명은 (주)한화(기계부문)로 변경됐다.이번 합병으로 한화는 주력인 화약ㆍ방산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화테크엠의 산업ㆍ공작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조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에는 항공부품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 유압장치 생산력 강화도 점쳐진다.

눈에 띄는 점은 한화테크엠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나눠 사업부문만 취하기로 한 대목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가 보유한 무역부문의 해외 네트워크를 한화테크엠 사업부문에 제공하는 등 핵심사업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으로 경영 효율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까지 가동정지 상태에 있던 한화케미칼의 TDI(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 공장을 최근 재개한 것도 주력사업 재편의 일환이다. 지난 8월 KPX화인케미칼 인수 후 2개 라인을 다시 가동한 데 이어 이달 중에는 나머지 1개 라인의 운영일도 결정된다. 그동안 업황 부진으로 멈춰있던 공장을 재개하는 것으로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TDI 생산력 강화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비슷한 시기에는 호주의 주택용 태양광업체인 '엠피리얼(Empyreal)'의 지분 40%를 3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엠피리얼은 2011년 설립된 태양광 다운스트림 업체로 호주 퀸즈랜드주에 태양광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화는 해당 인수계약으로 연간 1GW에 이르는 호주 주택용ㆍ산업용 태양광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특히 태양광 등 에너지와 첨단소재 사업 중심의 재편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독일, 중동 등 주요지역에서 태양광 리테일 업체 인수와 발전소 운영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자금력도 나쁘지 않다. 앞선 6월 L&C 건재사업 부문을 모간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 측에 3000억원에 매각한 뒤 설비 증설과 해외업체 인수 등 투자에 집중하기로 해서다.

한화 관계자는 "첨단소재, 석유화학, 태양광 등 3개 분야에 그룹의 핵심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각 부문의 수직계열화 강화는 이어질 것"이라며 "경쟁력 없는 사업 매각과 정리 역시 발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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