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무역협회장 "일학습병행제 도입…기술인력까지 훈련"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고등학교 졸업생을 협회 회원사(기업)의 학습근로자로 채용한 후 전문인력으로 육성하는 '일학습병행제' 도입을 추진한다. 협회 차원에서 공동훈련센터 등을 설치해 무역전문인력은 물론, 이공계 기술인력까지 대신 훈련시킨다는 방침이다.

29일 고용노동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 회장은 최근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에게 직접 전화해 일학습병행제 도입 의사를 전달했다. 이는 무역협회 회원사 7만개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로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이에 따라 한 회장은 회원사가 학습근로자를 채용할 경우 협회가 대신 이들에 대한 현장교육과 이론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현재 무역협회는 무역아카데미를 통해 자체적으로 무역전문인력에 대한 육성체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교육 범위를 이공계 기술인력 등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대다수 기업이 자체적인 훈련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만큼 폴리텍대학 등과 연계해 공동훈련센터를 따로 만드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들의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각하다는 판단 하에 (일학습병행제 도입을 위해)관련업종별 단체, 학교 등과 만나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며 "기업수요 등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는 학력중심의 풍토로 인해 발생하는 청년실업, 일자리 미스매치에 따른 중소기업 인력난 등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회장은 평소 "협회의 역할은 회원사의 충실한 조력자이자 컨설턴트"라고 말하는 등 중소기업 일자리 문제에 특히 관심을 가져왔다. 고용부 관계자는 "회원사가 7만개에 달하는 무역협회가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할 경우, 산업현장과 이론 간 간극을 좁혀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제도의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이 청년층을 학습근로자로 채용해 주 1~2일은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받고 3~4일은 현장에서 훈련받을 수 있도록 한 새로운 모델이다. 참여기업은 산업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형 우수 인재를 빨리 육성, 채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입 1주년인 9월 현재 일학습병행제 참여 기업은 1700여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