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 국유기업 중신(中信)그룹, 국내 투자자문 시장 진출

단독[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중국 거대 국유기업인 중신(中信)그룹이 국내 투자자문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0월 후강퉁(戶港通) 제도 시행으로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가운데 한국 투자자들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신건투자산관리(中信建投資産管理)'가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자문 인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이 회사는 앞으로 국내에서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을 할 수 있게 됐다.다만 국내에 영업점을 내고 운영하는 것이 아닌 이메일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국외에서 한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사업 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를 '역외투자자'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신그룹은 중국 거대 국유기업으로 꼽힌다. 중국 최대 상장 증권사인 중신증권과 중국 중신은행 등 30개가 넘는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덩샤오핑 전 주석의 경제 개혁ㆍ개방 정책에 따라 1979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국유 투자 기업이다.

중신그룹은 금융 외에도 와인, 광산 운영, 석유 생산, 자산 운용, 케이블 TV,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총 자산 규모는 3조9657억위안(약668조원)으로 우리나라 삼성그룹(약569조원) 보다 100조원 정도 많다.내달 시행되는 후강퉁 제도가 중신그룹의 한국 진출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제도를 통해 중국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가 서로 직접매매를 허용하는데 이로써 개인투자자도 홍콩 증권사를 통해 자유롭게 중국 본토A주를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중신그룹은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계열사를 통해 투자자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 상장된 중신그룹 자회사는 중신증권, 중신은행, 중신자본 등 6개가 있다. 중신건투자산관리도 홍콩에 법인을 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후강퉁 제도 시행이 (중신그룹의) 국내 진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그렇게 볼 수 있는 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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