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환의 평사리日記]역귀성

평사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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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귀성전쟁을 뚫고 역귀성을 했다
나도 이만큼 살았나 싶었다
서울은 엄마의 빈 젖가슴처럼 텅텅 비고 축 처져 있을 줄 알았더니
여전히 탱글탱글 거렸다

귀성이 죽을 똥 살 똥 힘들지라도
고향이 있다는 것은 남몰래 붓고 있는 적금통장 하나 갖는 것이다
그럼으로 전쟁과도 같은 귀성을 한 사람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고향은 지켜내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에 의해 살아남는 것임을 단칸방으로 역귀성 한다 해도 그래도 살만한 인생이다
서울 같지 않은 변두리 세평 반짜리 원룸에서 식구 넷이 칼잠을 잤다
그래도 감사한 일이다
이른 새벽 둔촌시장에는 떡집하나 한우집하나 성업 중이다
서울에도 추석은 있나보다
사람이 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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