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시장 '송사'에 성남시정(市政) 멍든다

이재명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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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성남)=이영규 기자] 변호사 출신으로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최근 민·형사상 고소로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논란이다.

일부 판결에 대해서는 불복한 뒤 재정신청을 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부임 초 시정을 다잡아야 할 이재명 시장이 엉뚱한 곳에 '헛심'을 쓰고 있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특히 4년뒤 최성 고양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등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재명 시장이 송사에 매몰되면서 경쟁자들에 비해 한 발짝 뒤쳐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성남시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25일 '정치사찰'을 둘러싸고 이재명 성남시장과 성남시를 담당했던 국정원 정보관 K씨간 맞고소 사건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시장은 26일 '재정신청'을 내기로 결정했다. 재정신청은 국가기관인 검사가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할 경우 그 결정에 불복한 고소인 또는 고발인이 법원에 그 결정이 타당한지 여부를 다시 묻는 제도다.이번 맞고소 사건은 올초 이재명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성남시를 담당해 온 국정원 K모 정보관의 불법정보 수집 의혹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이재명 시장은 K 정보관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국정원법'을 어기고 성남시 사회적기업 지원현황과 성남시청 모 팀장의 인사정보, 자신의 석사논문 표절 논란 등 정보를 불법 수집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발끈한 K정보관은 며칠 뒤 이재명 시장을 허위사실 공표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재명 시장도 한달 뒤인 2월 K 정보관과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을 국정원법위반 혐의로 맞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두 당사자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에 대해 26일 재정신청을 내기로 했다. 그는 이번 형사 고소 건은 국정원의 성남시청의 인사문제와 계약현황 등 시정(市政)문제는 물론 개인 가족사, 종북몰이 등에 대해서도 법적 판단과 진실규명을 요구한 것인데 검찰은 '증거불충분, 일방적 주장'으로 몰며 진실규명의 가능성을 차단해 법리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시장은 지난해 1월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가 "성남시장 등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을 모두 기억해서 내년(2014년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합니다. 기억합시다'라는 글을 올린데 대해 민사소송과 별도로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형법상 모욕,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등 4가지 혐의로 정 대표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형사 고소했다.

검찰은 이재명 시장의 민사소송에 대해서는 정 대표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형사소송에 대해서는 정 대표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이재명 시장은 당선 직후인 지난달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요청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와는 별도로 올초 국정원의 정치사찰로 피해를 봤다며 정부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아직 법원의 판단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성남에 사는 한 시민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당연한 일이지만, 인구 100만의 성남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이 부임 초부터 연일 송사에 휘말려 자칫 시정에 소홀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일부 시민들은 수원에 이어 부동의 '넘버2'였던 성남시가 고양시에 인구 100만 돌파를 추월당하면서 가뜩이나 위상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재명 시장의 송사 관련 소식이 연일 터져 나오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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