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론 예상' 올해 잭슨홀 미팅, 월가 인사 대거 배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잭슨홀 미팅을 주관하는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올해 회의에서 월가 인사들을 대거 배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월가 인사들을 배제했다는 자체가 큰 변화를 암시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특히 올해 잭슨홀 미팅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열리는 회의인만큼 분위기는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통화정책의 부양 기조 지속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노출하지 않으려 월가 인사들을 배제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월가 대형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들이 올해 잭슨홀 미팅에 초대를 받지 못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의 빈센트 라인하트,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에단 해리스 등 주요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월가 족집게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켄벨레 캐피털의 메리디스 휘트니 등이 지난해에는 참석했지만 올해에는 초대장을 받지 못한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잭슨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각국 중앙은행과 재무장관, 금융계 인사들을 초청해 매년 개최하는 글로벌 심포지엄이다. 세계 경제에 대한 많은 논의들이 이뤄지고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이목을 끌게 된다. 벤 버냉키 전 FRB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양적완화 시행 방침을 언급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만큼 월가 인사들에게 잭슨홀 미팅은 큰 의미를 가진 자리인데 올해에는 아예 배제된 것이다.

캔자시스티 연방준비은행의 다이앤 랄레이 대변인은 "잭슨홀 미팅의 기본적인 청중은 항상 중앙은행장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년 주제에 따라 초청하는 사람들이 변한다며 올해의 경우 노동시장과 관계된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잭슨홀 미팅은 내달 21일부터 '노동시장의 역동성에 대한 재평가(Re-evaluating Labor Market Dynamics)'를 주제로 사흘간 진행된다.

하지만 지난해 초대됐다가 올해 배제된 DRPM 그룹의 창업주 피파 맘그렌은 "월가 인사들을 배제했다는 점은 옐런과 FRB의 부양 조치에 불만을 가진 지역 연준 총재들의 불화를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잭슨홀 미팅에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옐런은 지속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일부 지역 연준 총재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긴축을 강조하는 이들에게 잭슨홀 미팅은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이는 옐런 입장에서 난처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캔자스시티 연준은 1978년부터 잭슨홀 미팅을 진행해왔다. 1982년부터 지금의 와이오밍에서 잭슨홀 미팅을 가졌는데 당시 FRB 의장이 낚시광 폴 볼커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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