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살아난다는데…유럽 車 시장은 '울상'

佛·伊·스페인 회복 더뎌…자동차 메이커들 실적 개선도 지지부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세계 경기회복에 힘입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살아나고 있지만 유럽은 예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자동차 시장의 회복 속도가 매우 느리다면서 유럽 각국이 긴축의 그림자를 여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 상반기 유럽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6.5% 늘었다. 월별 기준으로 유럽의 자동차 판매는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범유럼 Stoxx 600지수에 포함된 자동차 업종의 주가는 이 기간 14% 뛰었다. 이런 좋은 소식들에도 불구하고 유럽 자동차 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은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 여전히 자동차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예컨대 유럽 자동차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다섯개 국가들 중 금융위기 전인 2007년에 비해 자동차 판매가 소폭이라도 늘어난 곳은 영국과 독일뿐이다. 7년에 비해 영국은 0.7%, 독일은 0.4% 자동차 판매가 증가했다. 반면 프랑스의 판매량은 여전히 2007년에 비해 11% 낮다. 스페인·이탈리아는 47%나 뒤쳐져있다.

최근 6년간 글로벌 경차 판매량은 20% 늘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매년 500만대씩 판매가 줄고 있다.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실적도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자회사로 유럽에서 3위 판매량을 기록중인 오펠은 지난 2년간 27억5000만달러(약 2조8264억원)의 손실을 냈다. 오펠은 조만간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확한 시점을 내놓지는 못했다.

2012년 이래 73억유로(약 10조1522억원)의 손실을 낸 PSA푸조시트로엥은 당분간 적자행진을 이어갈 듯하다. 푸조는 2016년 손익분기점을 달성한 뒤 2018년 2%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국적 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의 스테파노 애버사 유럽 사장은 "여전히 진행중인 긴축정책과 더딘 경기회복세, 높은 실업률 등이 유럽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를 막는 요인들"이라면서 "유럽 자동차 시장이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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