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궁수' 정다소미 "AG 향한 겨냥 끝났다"

정다소미[사진=김현민 기자]

정다소미[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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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지금 2011년의 토리노로 돌아간다면 당황하지 않고 활 시위를 당겼을 거예요."

여자양궁 대표 정다소미(24ㆍ현대백화점)는 만 3년 전인 2011년 7월에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부진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는 지금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다. 지난 4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다. 5월에는 콜롬비아 메데린에서 열린 양궁 월드컵 여자개인전에서 우승했다.정다소미의 2011년 상반기는 올해와 비슷했다. 5월 크로아티아 포레치에서 열린 양궁월드컵에서 '로빈후드'를 기록하며 국제양궁연맹(FITA)홈페이지를 통해 찬사를 받았다. 로빈후드는 과녁의 중심에 꽂힌 화살을 또 맞혔다는 뜻이다. 게다가 6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양궁월드컵에서 개인ㆍ단체전 2관왕에 등극했다. 그러나 악몽의 7월. 토리노 세계선수권은 정다소미의 첫 메이저 대회였다.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같이 나간 한경희(22 전북도청), 기보배(26ㆍ광주여대)도 나란히 떨어졌다.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이 메달을 따지 못하기는 1981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었다.

2012년부터 2년 넘게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정다소미는 '외국 선수들을 얕잡아봤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감이 떨어졌다. 2012년에는 회장기 전국대학양궁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기록이 나쁘지 않았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셔 런던올림픽에 가지 못했다.

현대백화점에 입단한 뒤 서서히 옛 기량을 되찾았다. 정다소미는 "실업팀에서 높은 수준의 관리를 받은 덕분"이라고 한다. 조은신(50) 현대백화점 감독의 조언도 부담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3년에 최종평가전에서 아쉽게 국가대표 자격을 놓쳤지만 경기력이 돌아왔음을 느꼈다. 반전의 징조였다.정다소미는 코치로부터 "활이 단순하다"는 평을 받는다. 자세가 교과서 같고, 자세가 좋을 때 컨디션이 좋다는 뜻이다. "어떤 선수는 실수했을 때도 과녁의 중심에 활이 꽂히기도 하는데, 저는 자세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그는 "내 활은 정직한 활이기도 하다"고 했다.

2년 만에 태릉선수촌에 입성한 정다소미의 활시위는 쉴 틈이 없다. 그는 "훈련 때는 놀 시간이 없다. 아침부터 저녁 6시까지 훈련, 야간 훈련을 할 때도 있다"고 했다. 정다소미는 "지금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개인전에 나갈지도 모르지만 활을 쏠 때는 자세를 생각하는 것도 잡생각이기에 몸이 기억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자친구가 없고, 주중에는 외출도 안 한다"고 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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