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강바닥 속 생물 전멸일 것…"살리려면 수문 열어라"

영산강 바닥의 저질토도 검게 변해 정화기능을 상실한 것 같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산강 바닥의 저질토도 검게 변해 정화기능을 상실한 것 같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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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영산강, 강바닥 속 생물 전멸일 것…"살리려면 수문 열어라"

최근 4대강 유역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로 수질오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영산강 바닥의 저질토도 검게 변해 정화기능을 상실한 것 같다는 주장이 제기됐다.8일 오전 광주환경운동연합과 박창근(53)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이현정(36)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원등 10여 명은 광주 남구 승촌보 인근 영산강에서 수질 조사를 했다.

조사단은 배를 타고 나가 승촌보 인근 3~4m 깊이의 강바닥에 있는 저질토를 채취한 뒤 육안 분석했다.

2011년 9월에 승촌보가 개방된 이후 보 주변의 강바닥 흙을 채취해 성분조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박창근 교수는 "승촌보가 들어서기 전 영산강 바닥은 모래와 자갈로 구성돼 있어 자체 정화기능을 갖고 있었다. 승촌보 건설 이후 물길이 막힘에 따라 강바닥도 검은 흙으로 덮여버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흙이 검게 변했다는 것은 강바닥 속 생물이 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강바닥에 살고 있는 생물은 전멸 됐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유속은 초당 5~10㎝정도로 승촌보가 건설되기 전 50㎝ 유속을 보이던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 상태다"며 "유속이 느려지니까 녹조 등의 미생물이 죽은 뒤 바닥에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창근 교수는 "정화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오염물질들이 가라 앉았다가 떠올랐다가를 반복하면 수질악화로 이어진다"며 "영산강은 하천의 모습이 아니고 생명을 잃은 물이다"고 지적했다.

영산강의 수질 개선 방법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수문을 열어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물의 흐름을 막고 있는 승촌보 등을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상태가 지속되면 물고기 집단 폐사 등이 우려된다"며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저수지나 호수 등에서 발견되는 큰빗이끼벌레가 최근 영산강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는 것도 이상징후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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