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창 "미래부는 과천에"…아전인수식 청문회

최양희 미래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강하게 주장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미래창조과학부는 과천에 머물러야 한다. 미래부 공무원들이 (세종시로 이전할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

송호창 새천년민주당 의원이 7일 진행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뜬금없는 질문과 주장을 내놓아 눈총을 사고 있다.
▲송호창 의원.

▲송호창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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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의원은 "미래부는 세종시 이전 대상이 아니다"라고 최 내정자에게 친절하게(?) 안내한 뒤 "미래부 공무원들도 (이 때문에) 모두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방송, 과학기술 유관기관 등이 다 (수도권에) 모여 있기 때문에 지방으로 가면 정상적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미래부가 과천청사에 남아야 한다'는 근거로 방송과 과학기술 유관기관 등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 같은 송 의원의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방송·정보통신기술(ICT) 업체와 기관들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지 몰라도 출연연 등 과학기술 관련 산하단체는 대부분 대전 대덕특구에 몰려 있다.

여기에 참여정부 당시 지역균등발전 계획에 따라 앞으로 서울에 있는 과학·ICT 관련 산하단체들은 지방으로 이전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구체적 근거도 없는 사실을 통해 미래부가 과천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한 송 의원의 지역구는 다름 아닌 '의왕·과천시'. 아전인수식 청문회 질문이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송 의원은 "미래부는 여러 부서가 합쳐 신설된 부서"라고 지적한 뒤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천청사에 자리잡았고 주요 방송국도 다 수도권에 있고 과학기술 관련 부서도 서울 수도권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미래부는 수도권에서 정상적 업무 수행을 해야 하는데 지방으로 이전하면 업무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최양희 내정자에게 "수도권에 미래부가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할) 용의가 있나"라고 말해 미래부가 괴천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내정자는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많이 이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래부도 갈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디서 어떻게 할 지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최 내정자의 답변에 대해 송 의원은 만족스럽지 않은 듯 "(미래부)공무원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들도 (미래부가 과천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데) 하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 '하나된 목소리'의 다른 기관들은 어떤 단체들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과천 공무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공무원은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은 국가의 장기적 과제에 따라 하는 것"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솔직히 서울에 남아 있으면 좋지 않겠나"라며 "송 의원의 경우 의왕·과천시가 자신의 지역구이다 보니 팔이 안으로 굽는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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