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따낸 삼성토탈, '제5정유사' 입지 굳히기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 2부시장의 휘발유와 경유 모두를 공급하는 업체로 최종 선정됐다. 이번 3차 대전의 최종 승자가 된 삼성토탈은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제5 정유사'로서의 입지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삼성토탈은 알뜰주유소 3차년도 2부 시장에 대한 공급권을 놓고 벌어진 입찰 결과, 휘발유와 경유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삼성토탈은 내달 1일부터 1년간 매달 휘발유와 경유 각각 10만 배럴을 석유공사에 공급하게 된다.

삼성토탈은 지난해 석유공사와 수의계약을 맺고 휘발유만 공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경유 공급에도 적극적인 의사를 보여 왔다. 당초 대산공장에서 9월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알려진 경유 생산을 시운전을 통해 내달로 앞당기면서 경유 공급도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현재 경유 생산 시운전을 하고 있다"면서 "7월부터의 경유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입찰에는 정유사, 수입사, 대리점 등 총 5개가 참여해 유종별로 응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휘발유에는 현대오일뱅크와 삼성토탈 2개사가, 경유에는 삼성토탈과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와 대리점인 CNS, 세동 등 5개사가 응찰했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삼성토탈이 최저가를 써내면서 최종 승자가 됐다.

이번 입찰 결과에 대해 '예상했던 바'라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직영ㆍ대리점 주유소에도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정유 4사는 일반 공급가격과 알뜰주유소 공급가격의 차이가 벌어지는 만큼 무조건 낮은 가격을 써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토탈은 지난해 1부 시장 공급가보다 ℓ당 50원 저렴한 가격을 써내 석유공사와 수의계약을 맺고, 석유화학제품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휘발유를 알뜰주유소 절반 정도에 공급해왔다.

하지만 삼성토탈이 이번 3차 대전의 승자가 되면서 '제5 정유사'로 자리를 확고히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삼성토탈의 경우 2012년 7월부터 알뜰주유소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존재감이 급격히 커졌다.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 공급 물량 점유율은 2012년 말 7%에서 지난해 말 30%, 최근 40% 수준까지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에 삼성토탈은 제5 정유사로의 도약을 꿈꾸며 석유협회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에서도 승자가 된 삼성토탈이 이번 승리의 자신감을 발판 삼아 '제5 정유사'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확대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올해에는 경유까지 저변을 확대했기 때문에 '삼성'이 제대로 정유사업을 하겠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